야생에서 생존하기 위한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뇌는 쉽게 불안해 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생존해서 유전자를 후대에 넘겨주려면 경계를 늦추다 죽을 수도 있는 실수를 한 번 더 하기보다는 이유없이 두려움에 떠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반복되는 실수의 대가는 대개가 죽음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자의식이 커지고, 차분하고 행복할 때는 작아진다. 이런 마음 속 자아의 흐름은 역동적이고 시시각각 진행되는 두뇌활동과 관련이 있다.
자아와 관련된 생각들은 뇌 전체에 걸쳐 생성되며, 자아와는 무관한 여러 생각들과 함께 의식의 흐름을 관장하는 영역에서 서로 뒤엉키고 부딪친다. '나'는 능력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 즉 '자아를 향해 나아가는'과정이다.
자의식이 희미해질수록 편안함과 열린 마음을 즐길 수 있는 이유다. 이런 두뇌의 천성적인 불안감은 위험한 동네에 자랐거나 트라우마를 겪는 등의 삶의 부정적 경험에 의해 더 심화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이 호랑이를 더 두려워하는 이유다.
실제로는 안전한 편인데도 재난, 경제 위기, 다른 사람에게 생긴 끔찍한 일 등 부정적 뉴스가 마음 속에 파고들어 불안감을 낳게 된다. 역사에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듯이 정치집단들은 상황을 과장하여 권력을 얻거나 유지하려 한다.
살아가면서 진짜 호랑이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임박한 대량 해고, 떨어지지 않는 기침, 다락방에 대마초를 심어놓고 키우는 십대, 계속 실망시키는 친구나 동료, 흡연으로 인한 건강 악화 등 진짜 호랑이는 다양한 모습과 크기로 나에게 다가온다.
이런 진짜 호랑이를 간과하거나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는지 인식하고, 호랑이를 물리치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살아가면서 위험은 실제보다 과대평가하고, 나의 내면적 능력과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도움은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어떤 상황에 매몰되면 실제 상황보다 훨씬 더 불안해 하고, 그런 불안과 걱정이라는 불쾌한 감정이 생겨나면 계속 더 웅크리기만 하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펼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이 생기고, 사람들을 대할 때 참을성과 관용의 능력이 떨어지고, 발끈하고 화를 내는 경향이 커진다. 이런 공격성을 유발하는 바탕이 대부분 공포와 불안에서 기인하는 본능적 자기 보존 반응이다.
삶에서 질병, 노화, 죽음, 고통을 직면하지 않는 완벽하게 안전한 것이란 없다. 언제나 테러급 위험 경보 상태로 사는 것은 불행한 일이고, 가능한 일도 아니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때 필요한 것이 이성적 판단으로 최대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