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4.09.06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매일 달릴 수 있다는 자체가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
+ 파일첨부 :

매일 달릴 수 있다는 자체가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

어제는 점심 식사 전에 맑았던 날씨만 생각하고, 식사와 양치를 끝내고 평소처럼 창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팔토시를 가지고 건물 밖으로 나왔더니 비가 오고 있다. 다시 진료실로 올라와 모자와 토시와 선글라스를 벗고, 우산을 들고 나와 한 바퀴 돌고 왔다.

평소의 옷 입기 습관도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편한 대로, 먼저 눈에 뜨이는 대로 입는 편이다. 다른 사람의 이목을 끄는 옷 입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나는 별로 다른 사람의 눈에 뜨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인 듯하다.

그냥 유니폼 같은 옷을 좋아한다. 단순하게 입고 달리는 마라톤 대회에서도 주자들은 갖가지 모자와 머리띠, 그리고 다양한 의상으로 다른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분들이 많다. 나는 스스로 참 재미 없는 나의 인성에 대해 헛웃음을 짓기도 한다.

내가 국가대표들처럼 올림픽이나 세계 대회 유망주가 될 수는 없지만, 길게 뻗은 코스 위를 달릴 때의 마음과 동기, 그리고 자유에 깊이 공감하기도 한다. 달리기 관련 이야기를 하거나 들으면 우리 인생처럼 너무 다양하고 끝도 없이 이어진다.

열심히 달리다 보면 속도도 빨라지고, 자세도 안정되고, 마음으로 평화로워진다. 그러나 자칫 몸 어느 한 부분에 불편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자연스럽게 자세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그러면 조금 도움이 되기도 한다.

다리가 아프면 장딴지에 힘을 빼고, 노면에서 발을 들어 양말을 벗고, 허리가 아닌 발목부터 일자로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무릎을 구부리고 다리에 힘을 풀어 복근과 고관절 굴곡근을 이용하여 달리는데 집중해 본다.

가슴을 펴면 어깨가 뒤로 제껴지고, 배를 내밀고 누군가가 양쪽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위로 들어주는 듯한 느낌으로 머리를 자연스럽게 목 위에 얹어둘 수 있게 되어 무게 중심이 위로 이동하면서 저절로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매일 달려도 그리 크게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되고, 달리고 나면 마음 속에 울적한 기분이 싹 걷히고, 특히 일정 지점을 지나면 감정이 차분해져서 고통을 감수할 가치가 없는 듯 느껴진다.

스스로 자신의 달리기 자세를 관찰하는 습관이 중요한데, 자세만 제대로 유지해도 대부분의 사소한 고통들은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어떤 날은 기분에 취해 바른 자세를 무너뜨리거나 속도에 집중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몸은 더 탄탄해진 듯 느껴지기도 하지만, 근력의 늘어나는 느낌은 들지만, 체중은 늘어나지 않으며, 더울 때나 추울 때 등 어떨 때는 오히려 줄어들기도 한다. 자세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한 금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다음글 : 일상의 삶은 작은 진실조차 있는 그대로 보고 수용하기를 버거워한다
이전글 : 죽음은 괴로운 공포가 아니라 슬픈 현실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