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중에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들을 관찰하는 것은 지하철을 놓치지 않으려 달려갔는데, 승차장에 내려서자 막 문이 닫기고 떠나는 것을 보는 것이나 같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는 것 뿐이다.
생각과 생각 사이에는 종종 틈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 틈은 자연스러운 마음이 완전히 열리는 경험이다. 그러고 나면 다른 생각이 솟아나고, 그것이 사라지면 또 틈이 생기고, 그렇게 또 다른 생각들이 계속해서 왔다가 가는 것이다.
생각 뒤에 틈이 따라오고, 또 생각이 그 틈 뒤를 따라오고, 그리고 틈이 다시 뒤따르기를 반복하는 것이고, 이런 반복 과정을 계속하다 보면 아주 서서히 그 틈은 길어지고, 마음을 있는 그대로 휴식하는 경험은 더욱 생생해진다.
생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 약해지고, 마음이 방황하기 시작하면 그 방황을 자각하고, 그 속에 나의 자각이 부드럽게 스며들게 할 수 있다면 망상조차 그냥 조용히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냥 지켜봐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면 그것에 다시 주의를 집중한다.
그런 생각을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는 자각의 순간이 바로 나의 근본적인 본성을 순간적으로 경험하는 찰라적 시간이다. 머리 속 생각을 유도하는 뉴런들의 수다의 습관적인 시냅시스 패턴으로부터 해방이 되는 것이다.
이런 해방감이 모든 생각과 느낌과 상황을 완전히 자유롭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는 자각의 순간은 멋진 것이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에 주의를 집중하면서 자각을 수행하는 것이다.
대상이 없는 자각 상태에서 잠시 동안 그냥 마음을 휴식하면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생각을 지켜보기 시작한다. 한 번에 너무 오랫동안 지속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 단 몊 분 동안만이라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어떤 대상에 대한 생각을 두려워하고 있다면 나는 그 생각에게 나를 지배할 힘을 부여하는 것이나 같다. 그것들이 너무도 견고하고 실제적 현실 같고 진실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더 무서워할수록 생각은 더욱 강해진다.
생각을 관찰하기 시작하면 그들에게 내가 부여했던 힘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그 사이에 작은 틈을 남긴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거나 어떤 순간은 텔레비젼 화면처럼 많은 장면이 일어나고 있지만 나는 그 화면 속에 실재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나와 내가 보고 있는 장면 사이에는 약간의 공간이 있다는 생각을 관찰할 때도 이 작은 공간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 내가 이공간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 스스로 그것을 알아차릴 뿐임으로 그것에 빠지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