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에서 잠깐 멈춰서면 현재의 세상살이가 중단되고 휴식의 시간이 된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나 새로운 풍경을 찾을 시간이 올 것이다. 그렇게 얻는 짧은 휴식은 일주일마다 오는 일요일처럼 정말 반가운 일이다.
조금씩 우리는 이 모험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보게 될 것이다. 삶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에 대해 나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물론 내가 내 삶의 안내인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내가 그 길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안내인 역할을 하면서 그 길을 보여주기로 되어 있지만, 나도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다. 내가 혼자서 걸어본 길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며 조금씩 길을 발견하고 있다.
물론 내가 쫓으며 만나는 이미 오래 전에 이 세상을 살다간 사람들은 내 삶의 대부분을 함께 해왔다. 어쨌던 수행자들은 내게 친근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수행의 길을 걷는지는 한번 보지 못했고, 눈여겨 보지도 않았다.
수많은 책이나 기록들에 남겨진 장면들, 이미지와 표현들, 다양한 의미와 갈래들 대부분을 쫓으며 다시 모든 것을 놓쳤다. 삶의 실마리를 좇으며 발견한다는 느낌이다. 극히 사소한 발견인 것은 분명하다.
생각을 획기적으로 변혁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지만, 한 발 한 발 나아가면서 세세한 사실들과 관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걸으면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을 보듯이 하나의 시도를 통해 평소 관찰하지 못했던 것을 보기 위한 특별한 의식이다.
길을 달린다는 것은 관습적이지 않는 방식으로 세상에 다가가는 일이며, 그렇게 적어도 때때로 다른 생각들을 만나는 일이다. 그러나 각자가 스스로 느껴야 하는 체험의 시간이기도 하다. 누구도 세상 풍경의 취향이나 음악, 정확한 색조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것을 알려면 느껴야 한다. 만약 내가 한 번도 달려 가보지 못했다면 달리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헛된 것일 뿐이다. 경험이 없어서 달리기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 아무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런 이야기들이 달리기에 대해 알게 해주지 못할 것이다.
내가 달리고 있고, 이미 오래 전부터 그래왔으며, 이런 이동의 경험이 의미하는 바도, 그것이 할 수 있는 것도 정확히 잘 알지 못한 채 항상 달리고 있다. 그것이 세상살이의 과정이다. 내가 생각 없이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가능성을 제공한다.
어떤 사람도 현실을 다르게 접근하여 모든 것을 밝히므로 달리기의 다른 측면도 밝혀줄 수 있다. 달리기와 삶 사이에 특이한 유사성이 서로를 이해하게 해준다. 달리기와 생각 사이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
달리기와 삶 사이에는 연상작용, 이미지, 회상, 예상, 개념과 추론, 반사작용 등 다양한 지적, 상상적, 직관적 활동들이 존재한다. 이런 모든 시도들은 불확실한 어림짐작만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