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은 현재의 문제다. 지금 현재에 충실할수록 아직 오지도 않은 죽음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고 아무 장애도 되지 않는다. 괜한 두려움이나 걱정에 마음을 빼앗길 필요가 없어진다.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다시 또 언제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인 것과 같다.
만약 두 사람이 정말 즐겁게 현재에 충실했고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면 다음에 만날 약속조차도 잊어버릴 수 있다. 함께 보냈던 충만한 시간 그 자체가 다음의 약속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것은 그때 가서 고민할 문제일 뿐 현재의 일은 아니다.
다음 생을 생각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현재의 시간을 즐길 수 있으면 그 뿐이다. 더 이상은 의미가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다음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다음은 항상 존재하고 있는 것 또한 우리 인생이다.
그런데 현재의 만남이나 삶이 불완전 연소로 끝난다면 그런 현재의 불만족한 부분을 어떻게 해서든 회복시키려 한다. 그래서 다음 만남을 약속하지 않고 헤어지면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다음 약속을 확정하려 애쓰게 된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너무 관심을 가지거나 집중하게 되면 현실적인 '다음'은 없어진다. 우리 인생에서 '다음'이란 말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지금의 인생이 충실하다면 그 자체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죽음은 경험할 수 있지만 자신의 죽음은 경험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죽음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것을 몰라도 현재의 삶이 충실하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다.
우리 인생의 마지막에는 항상 죽음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것이든 지금의 삶이 방식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현재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현재 삶의 문제이다.
죽음 앞에서 일체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담담하게 죽을 수 있다. 무엇에도 집착이 없다는 허무한 마음으로는 좀처럼 죽기 어려운 것이 우리 인간이다. 죽을 수 없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집착하는 것이 있으므로 죽을 수 없다는 의미다.
과거를 생각하면 '이미 지났으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온통 걱정거리 뿐이다. 내 힘이 미치는 권한 밖의 일에는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삶이 편안해지는 이유다.
죽음이 우리 인생의 종착지이만, 목적지는 아니므로 죽음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행하듯 우리 인생도 오지 않은 미래만 생각하기보다 현재 눈앞에 보여지고,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 어떤 삶이든 즐길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금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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