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4.10.23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나에게 쓸모 없는 전자기기의 기능에는 너무 신경을 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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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은 지나고 보면 시기마다 무언가 많이 부러운 것이 있게 마련이다. 어릴 때는 평안한 집안이 부러웠고, 사춘기 때 쯤에는 많이 아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고등학교 때는 집안이 부유한 친구들이 부러웠고, 사회에 나와서는 앞서 일상에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런 의미에서 1997년 이후 마라톤 대회에 본격적으로 참가하면서
위치 확인과 거리 측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GPS 시계가 부러웠다. 손목에 차고만 있으면 얼마나 달렸는지, 반환점은 얼마나 남았는지, 속도가 얼마인지 그대로 나오는 것이 신기했다.

지금도 내가 1987년 군대 입대한 군의관 전후방 교류 인사를 완전히 담당자의 손이 아니라 컴퓨터가 입력된 현재의 근무지의 어려움만을 기준으로 컴퓨터가 온라인으로 하는 자동화를 실시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때까지 횡행하던 수작업 인사교류와 관련된 뒷돈 등 부정 행위들이 사라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달리기도 그냥 어림짐작으로 속도가 빠른지, 얼마나 달렸는지 헤아릴 필요 없이 정확한 숫자로 알 수 있는 상황이 부러웠다.

그러나 GPS 시계 구입을 주저하는 이유도 익숙하지 않는 환경에 대해 망서리는 성격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었고 신뢰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무비 카메라를 살 때도 그랬다. 한참 유행이 지난 뒤에서야 겨우 샀을 정도다.

GPS 시계의 심박수 측정 기능이 궁금했지만, 작동 원리에 대해 스스로 확신이 가지 않았지만, 가격도 문제였지만,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 때문에 물어보기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못하고 불안성 때문에 생각을 진지하게 할 수도 없었다.

우리 세대는 어느 정도 그냥 참고 사는데 적응이 되어 있었다. 운동할 때만 사용하는 시계에 비싼 돈을 쓰고 싶지 않았고, 나는 얼리어답터도 아니고, 아직도 종이에 뭔가를 쓰고 기록하는 것이 마음이 편한 사람이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읇고, 이발소 개 3년이면 머리 깍는다."는 말처럼 이발소에 오래 머물다 보면 결국 머리를 자르게 되는 것처럼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런 현장에 있는지, 얼마나 진지한가에 따라 선택의 방향과 강도가 달라진다.

나는 아직도 GPS 시계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감으로 느끼는 달리기를 즐기는 편이다. 후배나 동료들이 거리가 정확한지 코스가 잘못된 것인지를 두고 왈가왈부하면 그저 신기한 듯 입을 벌리고 듣고만 있는다.

달리기에 특화된 시계가 없어도 달리기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고, 대회에서 일정하게 나의 기록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가장 많다. 그런 현실이 유지되지 않았다면 억지로라도 그런 기능이 있는 시계를 일찍부터 사용했을 것이다.

대회에서 시계 없이 달리기는 위험하기 때문에 시계는 꼭 차고 나가야 하고, 요즘은 아이들이 사준 GPS 기능이 탑재된 시계를 항상 차고 다니지만 나에게는 분에 넘치는 과한 장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그냥 마스터스 달림이일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수요일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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