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지난 10년 동안 감기 한 번 안 걸린 건강 체질인 분들이 많다. 그들 중 일부는 월급에서 꼬박꼬박 떼어가는 건강보험료나 부주의한 운전자들을 도와주는 것 같은 자동차보험료를 생각하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한다. 심지어 보험 들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에서 쌍방이 보유한 정보에 차이가 있는 경우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쪽이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이런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면 거래 주체들이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거래할 때에 비해 비효율적인 자원배분이 발생하며, 이러한 시장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이 있다. 도덕적 해이란 거래 성사 후 정보우위에 있는 거래주체가 은폐된 행위로 인하여 경제적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이고, 역선택은 거래 시 정보열위에 있는 쪽이 불리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도덕적 해이는 보험시장에서 운전자가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기 전보다 후에 사고 예방에 노력을 덜 기울이는 행위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상황이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보건마스크를 썼기 때문에 자신은 코비드-19에 더 안전하다며 손씻기를 게을리하는 것이나 유사하다.
감염자는 알고 있고, 상대자는 감염 상태를 전혀 모르는 정보가 일천한 상태에서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자신이 일고 있는 정보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상태라는 의미다. 소위 경제학에서 말하는 승자의 저주라는 형편 없는 덫에 걸린 감염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쉬운 방법들이 많이 있다. 코비드-19에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공부하든지, 아니면 그런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점검할 수도 있고, 감염 의심자와 자신을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최근의 그의 생활 상황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을 수도 있다.
환자들처럼 자신의 상태(위험)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행동이 변화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진료시에 일정한 행위를 선택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감염 확진 여부를 요구하는 환자들에게 자기부담금이 큰 검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그런 상황이다.
감염 위험도가 낮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그다지 매력이 없고, 자신에게 재해가 발생할 기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선택에 부담이 덜하다.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위험도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 보험회사들이 상품 선택을 권장할 때 옵션을 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 길 사람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한 (그리고 자기 가슴 속을 다 열어 보일 수 없는 한) 정보비대칭에 따른 문제들을 피할 수 없다. 그럴수록 가장 효과적인 신호와 선별을 통해 레몬 문제를 피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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