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0.06.30 + 작 성 자 : 관리자
+ 제     목 : 생각들은 빠르게 사라지며, 작은 틈들도 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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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한 곳에 지긋이 앉아 있지 못하고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고 쉬지 않고 옮겨 다닌다. 그런 행동을 하도록 충동하는 수많은 생각과 판단과 개념들을 다루기 위한 일종의 준비작업이 감각적인 지각 활동을 이용하는 것이다.

생각은 꽃이나 소리 혹은 신체감각보다 파악하기가 더 힘든다. 처음에는 생각들이 바위를 향해 달려오는 파도처럼 돌진하고 요동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생각을 볼 수 없다. 그런 감각적 지각적 움직임을 주시함으로써 생각의 오고 감을 자각할 수 있다.

그런 바라봄을 통해 모든 생각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마음의 본바탕을 자각할 수 있게 되며, 생각은 마음의 자연스런 활동이며, 어떤 것이든 창조해 내는 마음의 무한 능력의 표현이다. 통찰력이나 영감도 이런 마음의 변화에 따른 순간적인 표현이다.

생각을 주시하는 일은 생각을 중단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생각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다. 시간을 내어 창밖의 꽃을 관찰하고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순간의 생각의 흐름을 보는 것이다.

관찰한다는 것은 분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찰하는 행위 그 자체에 중요성이 있다. 어떤 행위를 관찰하는 마음은 자연히 고요해지고 흔들리지 않게 된다. 생각에 이용당하기보다는 생각을 이용할 수 있다.

1분에 백 가지 생각이 마음을 통과하여 생겨났다가 사라진다면, 명상을 위한 백 가지 방편을 갖게 되는 것이다. 안절부절 못하는 새가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로 옮겨 다닌다면 다만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새를 관찰할 수 있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이곳저곳으로 몰려다니며 재잘거리며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각각의 뛰어다님과 날아오름이 며상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생각을 자각하는 일에 집착하거나 너무 의도적으로 집중하면 오히려 생각을 쫓아낼 뿐이다.

생각은 마치 한 여름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코로 확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열기처럼 그렇게 오고 간다. 마음 속을 통과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이 오고 가는 것을 다만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가볍게, 그리고 어떤 집착도 없이 부드럽게 주의만 기울이면 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아주 견고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누구나 그것에 집착하거나 두려워한다. 어느 쪽이든 우리가 그것들에 우리를 지배하는 힘을 스스로 부여해 주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견고한 실체라고 믿을수록 더 많은 힘을 주게 된다.

마음 속 생각을 관찰하기 시작하면 그 힘도 사라지기 시작한다. 한 여름 땡볕에 아스팔트 위를 달리다 보면 내 몸이 타버릴 듯한 불안감에 순간적으로 휩싸이게 되지만, 하나 둘 내 발의 움직임에 주의를 집중하고 열기를 관찰하면 별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전반기 마지막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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