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29-2] 무색무수상행식(無色 無受想行識); 오온이 없다: 허공과 삼라만상이 눈에 부딪치는 대로 본래 불생불멸의 참된 마음 그대로다
산에 나무와 숲이 우거지면 자연스럽게 새들이 몰려와 노래하고, 그늘을 만들어 그 아래 사람들이 시원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가을 단풍이 한창이고 보름달 아래 맑은 바람이 불면 입가에 노랫말이 절로 흥얼거려 진다.
산은 산이지만 눈 없으면 볼 수 없고, 물은 물이지만 귀 없으면 물소리는 들을 수 없으며, 훌륭한 사람의 언행이라고 해서 뭐 특별히 뛰어나게 분별할 것도 없다. 내가 내 성품을 모르고, 단지 성인의 경계는 내 분수가 아니라고 손사래로 밀어낼 뿐이다.
내 삶도 돌이켜보면 생사와 선악의 모든 험난한 길에 오랜 세월을 돌고 돌며 고생을 겪으며 이제서야 좀 눈앞에 어렴풋이 보일 듯하니 다른 사람들에게 어찌 무작정 견디라고만 할 수 있겠나. 다행이 인연들이 쌓이고 이어져 한 사람으로 살기에 모자람이 많이 줄어들었다.
내 본래 마음은 그 이름도 공하고 형상도 공한데, 공하여 텅비고 고요한 가운데 그 형상만 빛나고 있다. 사대와 오음이 나의 깨끗한 몸이고, 행복이란 원래 어지러움과 차가움을 겸하고 있다. 허공과 삼라만상이 눈에 부딪치는 대로 본래 불생불멸의 참된 마음 그대로다.
사방이 산이거나 들이면 바람도 외롭고 쓸쓸해지고, 달이 밝으면 하늘이 호수인 듯 강인 듯하고, 새들이 노래와 재잘거림에도 항상 내용이 담겨있음을 알게 된다. 가고 머물며 앉고 눕는 것이 바로 그지 없는 편안함으로 부처도 중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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