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살아가면서 하는 여행 중에 가장 장거리 여행이 머리에서 심장까지라고 한다. 누구나 태어나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한 번씩은 깊은 내면에서부터 이 여정을 따라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자신과 자신의 내적 욕구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통해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인다. 저마다의 다양한 기준과 지표들을 적용하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믿음'이다. 나는 누구를 신뢰하는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을 계획하였다면 동행인 역시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같은 목적지를 향해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많은 경험을 공유할수록 여행 동안 서로의 신뢰를 더욱더 확인하게 된다.
미끄러운 겨울산 험준한 바위 능선을 따라 함께 정상까지 올라가야 한다. 상대가 잡아주는 밧줄에 몸을 맡기고 미끄럽고 경사진 바위길을 오르거나, 둘 중 하나가 미끄러졌을 때 상대가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단단하게 밧줄을 잡아줄 것이라 확신하는가?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을 섣불리 결정하곤 한다. 부부 동반 모임으로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문득 나온 이야기나 부처 회식 중 동료의 갑작스런 제안에 별다른 생각 없이 여행을 결정하는 경우들이 많다.
전에는 꿈조차 꾸지 않았던 여행을, 즉흥적으로, 아무도 이런 순진한 결정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는다. 나 역시 그런 계산을 권하고 싶지는 않는다. 선입견 없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일 역시 멋진 경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든 의지할 수 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버리지 않을 절친한 친구처럼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 언제든 나를 믿고 의지할 수 있어야 함께 하는 여행에서도 위기를 맞지 않는다.
인생살이에서 최고의 동행은 나 자신이다. 매 순간 나를 사랑하고 내 편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며, 몸과 마음을 맡긴다. 성장하면서 관계망의 그물이 더 촘촘해지고, 거기서 안정감을 얻는다.
이런 사회적 지지대는 인생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 들 때 든든한 등대가 되어 준다. 우리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마주하면 믿을 만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한다. 하지만 여행 중에 가장 우선시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고, 믿는다는 것은 의식적 결정이다.
사람들로부터 신뢰에 상처를 받았거나 동반자라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받은 경험이 있더라도 움추려들지 말고 마음을 가다듬고 믿음의 싹을 틔워야 다른 사람을 향한 신뢰를 놓지 않게 된다. 믿지 못할 분명한 이유가 생겼을 때 놓아도 늦지 않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1월 마지막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