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몹쓸 병입니다.
현대의학으론 도저히 못 고칠 아주아주
불치병입니다.
배불러 죽겠는 넘 보고 또 밥먹자
지금 밥 먹고 있는 놈보고 언능와서 회먹자
어젯밤 짱어 뱃터지게 처먹고 밤새 설싸뼝 난 넘한테
언능와 점심에 짱어 먹자
원장님 이런 못된 사람 병좀 고쳐줄래요?
나 고라퍼요.
2.
어제는 새벽1시까지 공부했다.
콱 문 걸어 잠그고 시를 썼다.
오늘 오후엔 선상님께 평을 듣는 날이다.
어떤 좌판
김재남
일흔 댓의 삶을 좌판 위에 내려 놓는다
북 치는 아이는 그만
이골이 났는지 채를 멈춘다
빙빙 돌던 기차는
뼈마디가 상했는지 덜컹거린다
온 종일 석고대좌를 튼 곰은
허리가 쑤시는지 좌로 눕는다
아침부터 등을 쪼아 대던
마른 햇발들, 탁발 걸음으로 사라진다
경전을 외우고 서야
해인에 들 수 있을 터 인즉
두어 평에 내려 깔린 눈빛은
가로수에 등 기대인 채 오늘도
상석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다
풀씨처럼 싹을 틔워
이리저리 끌려 다닌 중놈 같은 삶
한 번 잘 못 박은 말뚝이 부러지는 순간
좌판으로 이어지는 생의 간격들
그 간격들 마디에 깊은 주름살들이
무뚝뚝하게 웃는다
얼마를 더 버텨야 두어 평은 또
한 평 남짓으로 줄어들 것인가
축축 한, 그러나 그 안으로 뜨고 질
해와 달은 또 얼마나 붉어야
고슬고슬 저승길을 말려 줄 것인가
꾸리는 짐이 도로 두 짐이다
좌판이 떠난 자리
미안 한 듯, 슬그머니 바람이 지난다
내가 봐도 참 시덥잖다.
6개월만에 다시 써 본 습작이다.
감이 멍멍하다.
그래도 도전한다는 그 정신은 아름다운 것
택 어림반푼어치도 없지만
창피를 무릅쓰고 나는 다시 시를 써 본다.
쭝국서 온 bzr이 웃겠지만 어쩌겠는가
실력이 그건데.
정말 시라고 하기엔 너무 조잡함
그래서 자신을 알기에 더 정진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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