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세상에
신산한 시절을 당하여
때를 알고 변화를 깨달아
흉함은 피하고 길함은 취하여
나아감과 물러남, 움직임과 머무름을
분명히 하고자
오래 묵은
주역을 꺼내 읽었다.
그러나
인터넷을 빛과 같은 속도로
횡행하는 시간들은
더이상
예전의 유순한 시간이 아니라
주역의 엄밀한 예측의 그물을
뛰어넘는 것이어서
때를 알 수도
변화를 깨달을 수도 없었다.
다만 먹구름 잔뜩 낀
하늘 저편에서 부터
지루할 봄 장마가
몰려 오고 있어
다시 헤아릴 길 없는
어지러운 시간들을
예비하고 있었다.
此岸은 무엇이고
彼岸은 어디일까
眞如찾아 金剛三昧
봄날을 잊었건만
廢寺에 무성한
잡초처럼 자란
煩惱
반야의 지혜는 멀고
能斷의 용기는 아득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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