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두 장에 가셨나?
왜 이리 조용하신지.....!
'네 자신을 알라'는 말은 '삶의 본질을 알아라'는 말인지, 아니면 '삶의 관계를 알아라'는 말인지요?
그리스는 서양이니까 삶의 본질을 알라는 말이겠지요. 그와 반대로 유교나 불교 등 우리의 동양 철학은 나와 타인, 즉 나와 나 이외의 대상 사이의 상대적이고 유기적인 관계를 연구한 것이지요.
'나'가 아닌 '우리'의 개념이 동양적인 의미이지요.
환자를 치료하면서 가장 골치가 아픈 것이 '의사-환자'의 관계, 즉 '우리'의 관계를 적절히 성공적으로 설정하는냐에 치료의 2/3가 달려 있습니다.
뜨거운 물을 쏟아 오른쪽 팔에 화상을 입은 어떤 환자가 있었습니다. 제가 2도 화상과 3도 화상의 치료의 어려움을 설명을 하고, 드레씽을 해주면서 2일간 그대로 드레씽을 풀지말고 있다가 오시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2일 후에 왔을 때는 집에서 자가 치료를 하다가 물집이 터져서 상처가 감염이 되어 엉망이 된 채로 왔습니다.
"댁에서 왜 치료를 하셨느냐?"고 물으니, "아파서!" 했답니다. 이왕 엎질러진 물, 이제는 과감하고 정말 아프게 상처를 치료하고, 주사도 맞고 약도 처방하면서 짜증도 내면서 치료를 합니다. 그러면 제가 지시하는 주의사항을 잘 지킵니다.
그러면서 걱정을 합니다. 언제 다 났겠느냐?면서.....2주 이내에 치유될 상처를 함부로 손을 대서 염증이 깊어져서 3주 이상 갈꺼라고 하고, 정말 2주 이상 치료를 해도 별 차도가 눈에 띄게 보이지 않으면서 진심으로 사과를 합니다. "죄송하다"면서.....그러면 제가 그러죠. "아닙니다. 제 잘못이지요. 제가 환자에게 믿음을 못 주었으니까요"
그 뒤로는 잘 통하지요. 서로 조금은 더 믿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런 일을 두고 본질과 관계를 항상 생각하게 됩니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