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먼저 禮를 갖춰야 할 일이다.
몇 살 어리다고 오랜 세월 함께 했다고
(오래라 해 봐야 불과 4~5년이지만..)
그걸 밑천 삼아 함부로 말을 했더니
결국 서로간에 禮없는 언행이 오간다.
나이 몇 살 많음이 분명 위는 아니다.
위라 함은 그에 맞는 품위와 예절이 따라야 한다.
그러나 나는 나이 몇 살 위라는 서푼짜리 알량한 특권으로
"야, 영철아. 야, 재익아. 야, 대연아." 이렇게 불렀다.
반말 투 이름만 불러도 기분 나쁠 터인즉,
이름 앞에 야, 야, 야, 하며 화려한 비칭까지 덧씌워 놨으니
듣던 본인들은 얼마나 당혹했으리..
돌이켜 보면 참으로 어구니 없는 일이다.
윗 사람에겐 깍듯한 척, 아랫사람에겐 막 말을 함부로
내 뱉는 어쩌면 전형적인 사대주위 僞善.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더 깍듯했어야 했다.
아직 잔뿌리 굵지 못한 늦은 사회의 만남
그 만남 아람들이 큰 고목으로 자랄 때까지 禮를 갖춰야겠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말이다.
조대연씨, 송재익씨, 정영철씨, 김현우씨, 등등..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참으로 황당스럽게 미안했습니다.
앞으로 반듯한 예를 갖추겠습니다.
공자는 뒷간으로 떨어지는 똥에게도 머리 숙여 정중히
"똥님, 잘 가십시오."라고 했다는데
어찌 나는 이 모양 이 꼴인지..
진정 오늘부터 禮의 근본을 다시 배워야겠다.
2.
더불어 송재익씨께 전합니다.
나는 그대가 내 기록에 도전하는 것에 대하여 뭐라
말 할 수는 없으나 사실 찬성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깨지기 위해서 존재 한다는 기록,
고로 이 세상 그 어떤 위대한 기록도 언젠가는 다 깨지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기록의 깨짐에 악순환, 우리가 기록을 먹고 사는 선수라면
죽음과도 일전 불사하며 깨야겠지만 우리가 어디 선수인가요?
3년 먼저 가고 있는 이 형보다 어쩌면 30년 먼저 갈 수 있는
그걸로 끝인가요.
만약 그대가 내 기록을 깬다면 나는 또 내년 동아에서
한바탕 혈압 올리는 죽음의 레이스에 도전.
그러기에 그만 두시지요.
한 켤레 운동화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우리의 무모한 장난이 어쩌면 큰 화를 불러 올 수도 있음에
내 기록 영원히 빛나게 놔 둡시다.
저야 그 기록으로 우려먹던 다려먹던 꼬실라 먹던 그냥 놔 둡시다.
이쯤에서 나는 bzr장군의 가을 전설에 동참을 피합니다.
3.
야 이렇게나 바쁠까.
시간이 없어 빛고을 광주 후기를 못쓰고 있습니다.
참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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