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전날 저녁은 3일 전부터 먹던 장어요리를 먹었다.
옛말에 촌 놈 배부르면 그만 아니던가
작신 사다가 끓여 먹고 구워 먹고 튀겨 먹고
그러다 한바탕 뛰고 와서는 참기름 좍좍 발라 또 찍어 먹고
참 질리게도 먹었다.
또 보름 전에는 울 동네 이동윤외과 옆 한의원에서
시베리야 産, 모가지 긴 슬픈 짐승, 그 뿔 한재도 다려 먹었다.
(와다시 주치의 이동윤선생님이 적극 추천 했음. 양치기 아님. 참말임.)
잠도 푹 잤다.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여름 한 철 웃자란 모처럼 몸은 낭창거렸다.
저녁에 미리 해 놓은 찰밥으로 아침 5시에 먹고
은박지에 좀 싸가서는 출발 1시간 전에 꼭 꼭 씹어
또 먹고, 6년근 최상품 말랑말랑 홍삼을
암도 몰래 2개나 언능 먹었다.
비비 뚱회장님이 주신 파워젤도 20km쯤에서 먹을라고
양말 속에다 쑤~욱 짱 박았다.
그렇게 만반에 준빌 한 출발 30분 전,
그 동안 하지 않았던 몸풀기 달리기를 약 2km 했다.
빠르게 느리게 또는 걷다 뒤로 뛰다
나는 이 몸풀기 운동을 하면 더 지쳐 안 좋을 것 같아 하지 않았으나
연습 때 미리 해 본 결과 출발이 더 상쾌함을 느꼈으며
초반 치고 나가기가 매우 부드러웠다.
혹 2km가 손해 아닐까 싶어 여러 차례 연습 검증을 했었다.
보다 좋은 신기록을 위하여 나는
이런 주도 면밀함을 장님 문고리식 과학이지만
나름대로 분석, 연구하며 대비했었다.
또 일정 목표 기록(3시간45분)을 미리 정해 놓고는
거기에 알 맞는 연습량, 더는 무리를 하지 않아서 인지
종만 울리면 꽝꽝 광화문을 치고 나갈 성깔 참 더러운
광야의 황소.
아침 7시 59분, 큰 바위 인왕이 막 잠 깰 무렵
이순신장군님의 칼끝이 파르르 떤다.
자, 왼 손목에 두른 3시간49분짜리 런닝테잎도 불끈,
내 심장을 조인다.
다른건 나 몰라.
성만 채씨인 아저씨,
기둘리리.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