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많이 날리는 공수표이다. 한 열번 쯤하면 한 두번 정말로 같이 식사하는 자리를 가지는 정도다.
부산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시골에 왔다가 언양에서 부산으로 떠나는 여섯 시 첫 버스를 타기 위해 10리를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아침 4시경 일어나면 어머니는 언제 일어나셨는지 "야야!, 따뜻한 밥이라도 한 술 뜨고 가도록 해라"하시면서 밥상을 차려 주시곤 했지요. 따뜻한 밥 한 숟가락이라도 먹여서 보내겠다는 그 마음의 의미를 요즘 내가 아이들 키우면서 약간 이해를 하게 됩니다.
나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의지와 관계없이 잘 생기지도 못한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식사자리도 더러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는 사실 어떤 친밀감있는 말 한마디보다 따뜻한 식사 한번 같이 하는 것을 더 중요시 하는 편입니다. 거기다가 술 한 잔까지 보태지면 그야말로 한 식구가 된 아늑한 느낌들을 공유하게 되지요.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에 같이 식사 한번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모임에서는, 비록 억지로 나가는 자리라 하더라도 인생은 남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나를 위한 삶이라는 의식의 정립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야 꾸미고 과장하기보다 진솔한 대회들이 오가는 그런 인정머리 있는 자리를 만들거나 누구를 초대하여 내 가족으로 인정한다는 상징적 의미의 가치가 더욱 살아날 것입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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