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은 오른발이 올라가고, 허공을 가르고, 떨어지고, 바닥에 닿고, 다시 왼발이 올라가고, 허공을 가르고, 떨어지고, 바닥에 닿고, 다시 오른발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움직임이다. 한 걸음은 한쪽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가 다시 지면에 닿는 것이다.
그 한 걸음마다 혼란과 판단, 걱정을 자신의 존재로부터 내뱉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빨아들이며, 스스로 자신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모든 문제가 나의 마음으로부터 일어난다면 마음이 변한다면 남는 것은?
일상에 집중하는 삶을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마침내 목적과 의도를 가진 삶의 여정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그러면 곧 정신의 이중성이 작동하면서 여기서 빠져나가 는 것이 더 낫겠다는 유혹이 일어난다.
하지만 마음은 알고 있다. 머지않아 꿈을 가득 안고 일상의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며, 나에게는 무엇이든 완주해낼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말이다. 그리고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없을 만큼 어려운 것도 사실은 없다.
그런 마음을 확인하면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도 바뀌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바뀌고 변해온 것은 나였을까? 세상이었을까? 아니면 둘 다 바뀐 것일까? 걷기는 내 마음에 찌든 먼지와 부정적인 모습을 깨끗하게 빨아들이는 청소기다.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여름이면 매미 소리, 가을이면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내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나의 생각과 걱정이 아니라 그런 귀에 들리는 소리다. 배가 불러지고 꺼지기를 반복하는 움직임을 바라보면서 내면의 가벼워짐에 집중한다.
시공간의 빛과 소리는 단지 생리학적으로 존재할 뿐, 내면의 빛과 소리는 전혀 다른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 그런 내면의 빛과 소리는 나를 이끌 수 있는 힘이며, 나는 그것을 잡을 수 있다. 이 빛과 소리들이 내 마음의 자기장에 스파크를 일으킬 수 있다.
마음의 자기장은 정신의 자기장보다 훨씬 넓으며, 마음이 열리면서 우리가 누구에게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이 그냥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 아님을 자각할 수 있다. 그런 일이 실제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 집중력이 따끔거리는 뒤꿈치로 옮겨가기도 하지만, 그 순간 내 몸 전체에 진동하는 활력을 느끼게 되지만, 그런 힘은 정신이 생각과 경쟁을 벌일 때 너무도 자주 무시되는 부분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과 걱정이 사라지고,충만감이 올라와 자리 잡는다.
우주가 나을 인식하고 있는 듯한 느낌 속에서 나로 하여금 내 운명을 자각하도록 도와주려 계획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정신의 차원을 찾아내려 의심과 싸우고 신체적 불쾌감과 싸우는 연민어린 움직임의 선물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