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심없는 만남은 늘 그렇듯
비비 모임 또한 참으로 다정했다.
나는 마음 연 이런 모습들이 좋다.
조금 가난하면 어떤가, 열어 놓은 마음들
그 벗들과 잠시 살다 가면 그 뿐,
그러나 그 다정함도 때로는 작은 오해들로
소원해 질 수 있으매 여기 우리는
그런 만남을 갖지 말자.
2.
얼마나 많은 병들이 쓸어졌을까?
모두는 그렇게 피를 나눈 형제만큼이나
사랑스러운 것일까?
볼을 맞대고 비비고 낄낄거리고 그러다 누구는
광기가 나는지 불특정 다수의 어깨죽지를 물어뜯고
피는 안 흘리고
세상에나 여러 놈 죽일 작정이었을까?
게처럼 사정없이 꽉 물어 죽어도 안 놓는
저 살 떨리는 광기 속에 양평은 조용히
마음 비워 어두워지는데 폭탄주는 연신 비틀거렸다.
그랬다. 볼그레한 눈빛들은 마치
밤 고양이처럼 빛을 발하고 폭탄주를 꽤나 마신
현우는 내가 그리도 좋은지
지 주뎅이 속 깔끄러운 개 같은 혀 바닥을
내 입 속에 밀어 넣었다. (증거물, 사진 참조)
아주 깊숙이 그것도 꽤 오래 그 짓을 했다.
끔찍했다. 느닷없이 황당한 성폭행을 당한 나는
순간, 참으로 이상함을 느꼈다.
고요 속에 구름이 떠 다니고
안개 강 너머엔 흰 옷 입은 선녀들이 춤추며 노니는
이 황홀의 끝 자락은 지금 양평 어디쯤인가.
부드러운 촉수가 세차게 빨아들이는 거친 숨소리는
어느 여인의 달콤함에 비할 손가.
끝내 주는 그 맛, 나 오늘 한 번 더 느껴 보고싶다.
사랑하는 현우형...
3.
역시 비비들의 식성은 대단했다.
뚱회장님은 가난한 내가 부담스러웠을까.
고기를 사람수에 맞게 시켜 먹자 하셨으나
그게 어디 될 법한 말씀인가.
비비 식성이 인분 수 따위로 양이나 차겠는가.
나는 뚱회장님께 강력히 반발하며 프리메뉴로 바꿨다.
(일정금액을 정해 좋고 맘대로 시켜 먹기. 그래 봐야 고추장 삼겹살 숯불구이.)
사실 음식의 맛보다 우리만의 분위기가 좋았고
시원한 산 바람이 좋았다.
또 하나, 처음 들어 온 유일한 미모의 싱글 최정주뷔뷔가 있어
현우 영철이 경열이 이 짜식들의 껄떡거림이 좋았다.
23명의 가슴 가슴에 양평은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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