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말없이 살라하네 푸르른 저 산들은
티없이 살라하네 드높은 저 하늘은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인생이란 말 그대로 하루 밤의 꿈처럼 시작과 끝도 없이 자신도 모르게 왔다가 자신도 모르게 흘러가는 구름과 같은 존재라고 옛날 선사들이 말씀하셨지요.
무엇을 가지거나 쌓아두려고 하지 말고, 그런 마음의 집착에 자기 스스로를 묶어두지 마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그런 매듭이 마음을 어지럽히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속세에 살면서 그렇게 산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하루 하루 누군가와 인연과 업을 맺으며 사는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삶에서 이것이 가능하기나 한 일입니까?
그저께 다녀온 지리산 백무동 계곡이나 천황봉을 지나 중봉, 하봉으로 이어지는 동부능선도 때때로 몰려드는 비와 바람, 그리고 구름과 밤의 어두움 때문에 한 순간도 조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명산에서도 하물며 비 갠 후의 맑고 고요하고 깨끗한 하늘이 있을 것이라는 기미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만끔 시끄러울 때도 있는데 말입니다.
욕심이나 집착때문에, 사랑이나 그리움 때문에, 미움과 괴로움이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며, 울다가 웃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지요.
욕심도 집착도 번뇌도 유혹을 완전이 벗어 던질 수는 없더라도 조금씩만 가질 수 있도록 원하는 것이 바램이자 희망인 것이지요.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만나 비와 구름을 만들고 바람과 천둥 번개를 일으키듯이 내 마음 속의 냉온 기류도 이렇게 제 멋대로 뭉쳤다 흩어졌다 하지 못하도록 노력하는 것이지요. 그러는 과정에서 욕심과 집착이 옅어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내가 충분히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슬픔이나 아픔만 나를 스쳐지나가도록 기도를 할 뿐입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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