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 때 장마에 따른 저온 현상 때문에 도열병 등 벼들이 말라죽는 현상들을 많이 봤습니다.
주중에는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주말에 시골에 가서 농약을 치는 등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내려왔는데, 다음 주말에 올라가 보면 주중의 비와 냉온으로 벼들이 도열병에 걸려서 속이 상한 적이 더러 있었지요.
그래서 요즘도 제가 더운 것보다 농민들이 덜 힘들고 더 즐거운 것에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더운 것은 참으면 되지요. 덥다고 경제적으로 손해는 보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신경숙씨의 "어머님을 위하여"에서 옮긴 글입니다.
"여름날이면 텃밭에 상추와 아욱과 쑥갓과 무순 등이 항상 파랗게 자라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풋고추가 달린 고춧대가 자라고 오이덩굴 밑엔 애오이가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었고, 그 곁엔 보라색 가지가 주렁주렁 달린 가지순도 있었다."
예전 고향집의 정경 그대로이지요.
그런 건강한 푸르름을 생각하고, 참은 낮의 더위를 저녁에 지하수 쏟아오르는 냇가 찬물에서 시원하게 목욕하던 기억으로 참아보시지요.
오늘도 즐겁고 건가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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