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를 수 없이 마시고 노래방에서
원샷 맥주를 또 그렇게 퍼대고
3시경에 잠 든 나는 정확히 5시50분에 눈을 떴다.
그런대도 무슨 조화인지 하나 피곤함을 몰랐다.
나는 이리저리 돌아 다니며 모두 깨웠다.
흔들고, 발로차고, 거시기를 물고 또는 쭉쭉... 깨물고,
잠자는 모습들은 가관이었다.
뒤집어 자는 넘, 모로 자는 넘,
남의 베개 반쯤 뺐어 자는 넘,
다들 대가릴 정열해 자는데 저만 까꾸로 자는 넘,
널쩍한 배를 훌렁 까고 자는 넘,
그 중에 제일 웃기는 넘은 현우 거시기였다.
내가 3시에 들어 올 때부터 깐죽거리던 그 넘은
자고 난 아침인데도 뭔가 썽이 안 차는지
목표 점 향해 날아가는 포경선 밧줄처럼 탱탱했다.
참 고놈, 탐났다.
(땅꼬박사님 축하해요.)
1박2일 코스가 언제나 그렇듯
전날 진탕 퍼 마신 다음날은 비몽사몽으로
끝난 경우가 우리의 모습이었기에
이번 스케줄은 뚱회장님이 그러지 말자 했다.
일정대로 한 번 해 보자는 一聲이었다.
하여간에 전원이 주차장으로 모였다.
경열이 성의 구령에 맞춰 몸을 풀고 바로
졸음 짙은 6시를 떠 매고
45도의 급경사를 끝없이 오르는 비비들
아직, 운판(雲版) 두꺼운 하늘조차
황당했던지 재빨리 길을 비꼈다.
저녁7시부터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신 후
새벽 6시에 족히 45도의 경사를 뛴다는 것은
실로 위험을 재촉하는 일임에 틀림없었다.
(운동은 운동으로 끝날 일이지 불필요한 객기는 금물인데..)
어쨌거나 30여분을 뛰고 땀으로 범벅이 된 우리는
얼음 밑장을 돌아온 듯, 시원한 계곡 물에 뛰어들었다.
(와~ 그 맛!!)
선자뷔뷔의 수박에 이어 조찬을 성찬으로 끝낸 우리는
아침 10시 백운봉을 향해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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