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갓에 도롱 입고 허튼 밤을 세우나니
헛것 잡고 기운낸 넘, 밴츠 아짐씨에 질푸덩 이로세.
세상사 뱃살 기운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고
내 그리도 일렀거늘
지천명에 녹아나는 삿갓 타령에 뜽금없는 소쩍새가 울고 있구나!
백운봉의 간월재를 달려 오른다던 결심은
청소년 수련원도 못오르고 배오줌에 짤짤이라
사나이 한 목숨으로 굳게 결심했으면
돼져도 고이니께 끝까정 가야할 것 아닌갑여
오르다 말고 아야 힘드니께 그만하자고 소리는 어디서 나오는가?
새벽 3시까정 먹었다던 술이 아깝다.
내 그것을 대신 마셨더라면
아무리 임산부같은 삿갓나리라도 뎀방에 걸쳐업고 달렸을 것을
뱁새같은 땀방울만 흘리고서 어디서 큰일 한 것처럼
수정같은 계곡물을 삿갓 육수로 장맛만 내고 있는가?
송파세상 김현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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