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인가? 칼산을 달린 후에 발목을 다쳐서 출입을 안 했는데,
오늘은 불현듯 가고 싶다.너무 가파른 곳은 피하고 등성이로만..
칼산이라고 해야 칼날만 남고,나머지는 개발에 밀려 다 짤려나갔는데.
좋은 점은 전망이 좋고 시원한 바람이 있다는 것인데,오늘은 바람이 없고.
정상에서 본 안양천은 조용하고,1910년 6월에 세웠다는 삼각대는 그대로,
지양산에도 있는데,토지측량때문에 그런가?..
서남측은 가파르지만 길은 넓다.오솔길도 달리기에 좋고,발의 감촉도 좋고..
아침에 집앞에서 안양천으로 달리러 가는 안면이 있는 분에게 칼산으로
같이 가자고 하여,그동안의 안부도 물을 겸 같이.지금도 그냥 혼자 달린다고.
동측은 경사가 더 심하고 길은 오솔길.대신 전망이 좋고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어두워서 여름 한 철만 달릴 수 있다.봄에는 집에서 바라보면
그 변한 모습이 날마다 환상적으로 다르다.베란다에서 보면 칼산은 나의 전망대.
아침에 한가로이 달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키에르게고르,칸트,소로우,니체...등은 걸으면서 명상이나 좋은 시나 철학을
생각했다고 하지 않는가..움직이지 않으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겠는가....
2004.8.13.05:00~07:10.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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