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벤츠 아짐씨 왈
얼굴 색이 영 안 좋다고
너무 피곤해 보인다고
병원에 가서 간 검사 한 번 해 보라고...
대학병원이란 곳이 다 그렇듯
예약하고 검사하고 결과 보는데 꼬박 보름 걸려
어제 얻은 답.
의사: 술 많이 하셨네요.
환자: 녜, 좀 했습니다.
이사: 이정도면 좀 한 것이 아닌데요.
간이 많이 안 좋습니다.
여기 보세요.(아무리 봐도 뭐가 뭔지 모른 시커먼 CT화면을
가리키며..) 이 쪽은 깨끗하지요. 그런데 여길 보세요.
이 쪽은 선이 고르지 못하지요. 이 것은 이 쪽 간이
이미 굳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간경화는 아니지만 조금만 더 진행하면
간경화 초기 증상이라 할 수 있는 전 단계이지요.
환자: (약간 긴장하며...)언제까지 마시면 안되나요?
의사: 평생 마시지 말아야지요. 이젠 술은 안될 것 같네요.
다시 말해 흔한 알콜성 지방간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입니다.
여기서 또 한 단계 진행되면 눈이 노랗고 황달이 오기 시작하여
벤츠 아짐씨고 지랄이고 다 그림의 떡이 되지요.
떡이란 쌩으로 먹어야 야들야들 맛있지
그림의 떡을 먹으면 뭐 맛이 있나요.
괜한 헛물만 켜지요.
자고로 떡이란 뜨끈하여 군침 돌때
작신 허리 콱 댕겨, 한입 물어야
제맛 나는게지요.
2.
재검일을 4개월 후에 잡아 주며 돌아가란다.
아! 술이 없는 세상이라..
미칠 노릇이다.
벤츠 아짐씨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술 없는 세상은
절대 못 살 것 같은데...어쩌라고...
3.
참 궁금하다.
4개월 동안 술을 안 마시면 그럼
좋아져 다시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인지
그 짜식이 그 말은 안 해줬다.
여보세요.
마이 주치의 선생님!
외과하지 말고 빨리 내과로 바꿔
처방을 내려 주시오.
글자 한자만 빠구면 댕께 빨리 바꾸시요.
4.
간은 한번 나빠지면 원상회복이
물 건너 간다는데 정말 그런것인가.
그런데 내 친구 그놈
나 보다 더 시커먼 그놈
창수놈 간은 그럼
차돌같이 딱딱할텐데 왜
살아 걸어 다니지??!!
의사 말도 다 들을 필요는 없다.
반만 듣고 대충 술을 마시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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