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1.07.08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대리석 납골당을 짓는 이유는 죽음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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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달리다 발견한 작은 동그란 돌맹이 하나를 세게 강쪽으로 차면 돌맹이가 날아가 강물에 떨어지고 또 비슷한 동심원으로 흔적을 남기며 물속으로 사라진다. 그 퍼져 나가는 동그라미의 파형을 보며 문득 삶을 생각한다.

물결이 그리는 동심원처럼 동그란 원은 삶의 기본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수면의 물결은 정사각형이나 사다리꼴 등 다른 모양으로 퍼져 나가는 법이 없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태양과 달도, 지구도, 무지개도 똑같이 원모양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원이 주기라는 말로 변하면서 물리적 본질이 추가되었다. 하루의 주기는 어둠에서 시작해서 새벽 여명, 낮, 저녁 황혼, 다시 어둠으로 돌아간다. 해마다 계절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주기를 반복하며 우리에게 온다.

우리 삶도 출생에서 어린이, 청소년, 성인, 노년, 그리고 죽음을 주기로 한다. 모든 것은 돌고 돈다. 이것이 바로 원의 움직임이다. 우리 조상들이 농업에 종사하면서 자연을 따른 삶을 살아가면서 직선적 사고에 능하지 않았던 이유도 그런 영향일 것이다.

원은 처음과 끝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자연환경을 바꾸고 이용하는 어떤 일도 주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도전을 더 장려한 측면도 많다. 인구가 늘어날수록 선진국일수록 그런 부정적 영향력은 더 크다.

우리 조상들의 농경문화적 구식 생활철학보다 현재의 우리 자신들의 도시문화적 생활철학이 훨씬 더 진보하고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사고방식이 자연환경에서의 인간의 위치를 과장해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기독교적 교리가 깊이 자리잡은 서양 사회에서는 이 땅과 생명 가진 모든 존재를 '다스릴' 권한을 인간이 부여받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다스리는 마음을 책임감을 지닌 관리자의 마음으로는 해석하지 않는 우를 범하고 있다.

여기에 동양적 원의 진리가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이다. 원은 처음과 끝이 없고, 높고 낮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는 원 위에서 각각의 위치가 있으며, 어떤 존재도 처음과 나중의 서열이 없다.

어떤 사람도, 어떤 존재도 샹명을 가진 다른 존재보다 더 위에 있거나 더 아래에 있지 않다. 즉 우리의 탄생과 죽음은 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평등함 그 자체이다. 우리 모두 태어나고 죽은 것이 하나의 변하지 않는 진리다.

'우리'라는 말은 좁은 인간 중심의 관점을 뛰어넘어 모든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를 포함한다. 인간을 포함한 어떤 것도 어떤 존재도 영원히 살 수 없다. 우리는 이 진리를 받아들이는 대신 죽음과 싸우기 위해 온갖 것을 행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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