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푸르다 / 최종천
눈물은 푸른 색을 띠고 있다
멍을 우려낸 것이기 때문이다
열린 눈의 막막함
약속의 허망함
우리는 지난 세월을 증오에 투자했다
거기서 나온 이익으로
쾌락을 늘이고
문득 혐오 속에서 누군가를 기억한다
너의 눈은 검고 깊었다 그러나
그는 입맞춤으로 너의 눈을 퍼낸다
너는 다시는 달을 볼 수 가 없을 것이다
<최종천 시집 눈물은 푸르다 중 눈물은 푸르다 전문>
(*)증오에 투자한 세월의 이익은 무엇일까:? 시적 화자는 그 이익으로 쾌락을 늘였다고하나 증오에 투자해 이익을 남길 수는 없을 듯 하다. 내가 전공한 투자론의 지식체계를 다 뒤져 봐도...
세월이란게 어차피 자본재가 아닌 소비재인데다 증오와 그 이익으로 늘인 쾌락 역시 덧없이 소멸하는 소비재에 불과 한것, 소멸의 쓸쓸함과 적막함을 멍으로 우려낸 푸른 눈물이 대체할 수 있을까?
그러나 증오도 분노도 힘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미련이 남고 관심을 나눌 수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증오, 살아가면서 자생하는 적들에 대한 분노 그것은 다름아닌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애정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증오도 분노도 할 줄 모르는 삶은 이미 죽은 삶이다. 분노보다, 증오보다, 저주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체념과 무관심일터이다.
그러므로 모름지기 분노할 수 있을 때 분노하고 증오할 수 있을 때 증오해야 할 것이다.
이 가을에 사랑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온 힘을 다모아 증오하고 분노라도 하자. 증오와 쾌락이 고갈되면 그 자리를 사랑으로 채우자. 가슴에 든 멍이란 멍은 몽땅 우려내어 푸른 눈물 한 바가지 쏟고 휘영청 밝은 달을 쳐다보자.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