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에게 화가 나 있다면, 그런 상태에서 선물을 사러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의 존재 그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거나 혹은 깊은 사랑을 느낄 때 바로 가서 선물을 사두는 것이 방법이다. 그러나 보내지는 말고 잘 보관해 두면 된다.
두서너 개의 선물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나중에 화가 났을 때 그것을 하나씩 꺼내서 전달하면 생각보다 훨씬 상황을 개선시키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누구나 화가 나면 그로 인한 고통을 덜어내고 싶어진다.
이런 마음 상태는 자연스러운 이치다. 고통을 덜어낼수록 나 자신의 상태가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통을 덜어내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상대가 화가 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다.
상대의 상황과 고통의 본질을 이해하면 화난 마음이 연민으로 바뀌면서 스르르 사라질 것이다. 화난 사람의 상황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상대의 어려움과 미처 자각하지 못한 깊은 소망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연민의 마음이 싹트는 것이다.
연민은 화를 완화시키는 최고의 해독제다. 연민이 마음 속에서 솟아나면 화의 불길은 이내 꺼져버린다.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의 대부분은 '세상과 분리된 나'라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통찰하지 못한 데서 시작된다.
내가 상대이고, 상대가 곧 나라는 이 진리를 깨우쳤을 때 화는 씻은 듯이 사라진다. 연민은 이해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이다. 누군가에게 화가 나면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훈련을 하자. 그리고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면 된다.
그러면 나 자신과 상대의 고통의 실체가 보이면서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길을 발견하게 된다.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면 우리는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 화도 담배연기처럼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에너지다.
화라는 담배연기가 피어 올라오면 일단 문을 열고 환풍기를 돌려 그 화를 밖으로 내보내려고 한다. 주먹으로 벽을 내리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몽둥이로 돌이나 나무를 내려치는 등의 방법으로 화라는 연기를 환기시키려 한다.
화는 무지와 그릇된 인식, 이해와 연민의 결여에 뿌리를 두고 있다. 화를 발산하는 것은 단순히 화의 에너지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일 뿐이며, 일시적으로 시원한 기분은 주겠지만, 오히려 고통을 더 증가시키기만 할 뿐 화의 뿌리는 거기 그대로 있다.
이런 식으로는 오히려 화의 뿌리까지 더 튼튼하게 만들 뿐, 화를 없애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화를 내는 예행연습이 되기만 할 뿐이다. 화나게 한 사람을 만나면 연습했던 대로 그대로 사용하게 되어 결국 감옥에 갈 수도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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