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 도시형 계획된 지역이다. 일정한 곳에 집단적으로 아파트형 집에서 살아간다. 도로도나 길도 새롭게 도시 또는 지구 정비 계획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길을 걷다 보면 기대하지 않았던 만남들의 가능성도 생기게 된다. 거리를 발 가는 대로 걷거나 달리는 것은 기억할 만한 것을 찾아 주사위를 던지는 일과도 같다. 어떤 길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될지 혹은 어떤 것을 놓치게 될지 알지 못한다.
내 인생에서 이외의 굴곡을 가져다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길, 근심과 걱정어린 시선을 지닌 길은 나으 잠재적인 요소였다. 나는 다른 어느 곳도 아니 그 길에서 잠재성의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사실 주변에서 끝없이 관심을 끄는 세부사항들을 둘러보는 일 외에는 아무 다른 근심도 없이 산책을 하거나 달린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행운이다. 그런 흥취를 곁들이기 위해 상상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더운 날 달리기에는 상상력을 발휘해 보는 것도 즐겁게 달리는 좋은 방법이다. 폭우가 쏟아지게 만들고, 잡초가 자라나 그늘 터널을 만들게도 하며, 지나가는 산책객들을 느릿느릿 지치지 않고 풀을 뜯으며 걸어가던 소들로 바꾸는 상상을 해도 된다.
공간의 풍경은 때로 길 이름으로 연상되어 이어지기도 한다. 어떤 인물을 반기고, 단식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연대의 장소를 지나기도 하고, 신화를 떠올린다. 도시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저마다 하나씩 신화를 마음에 품고 있다.
때로는 다른 이들의 내면의 지리와 마주치는 일도 있긴 하지만, 그런 명작 속의 이야기들은 자신만이 알고 있으며, 감정의 동요를 느끼기도 한다. 어느 작품이나 영화의 배경에서 단역을 맡은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크게 보잘것없는 장소들이지만, 오늘날 화려한 상점들과 몰려든 인파 때문에 상당히 실망스러워진 길도 있다.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을 찾을 때마다 걷는 일은 시간의 불연속성을 걷는 일과도 같아 서로 다른 시기가 뒤섞이고 공간들이 한데 얽힌다.
발걸음들은 풍부한 상상 속에서 완성된다. 우리 모두는 대부분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도시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도시에서 성장하며, 특히 좋아했던 여정이나 선명한 기억과 함께 우리의 한 때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애정 어린 모습들은 사라지고 있다.
또 다른 도시들이 옛 것을 차지하고 우리의 지난 시간들을 빼앗아간다. 낡은 거리들은 현대화되지만 똑같은 간판에, 식당들과 구두나 옷을 파는 상점들이 번갈아 이어지며, 여기나 저기나 대개는 비슷한 데자뷰의 느낌을 준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