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그릇!
섣달 그믐날밤
우동 한그릇을 가운데 두고
머리를 맞대고 둘러 앉은 세 모자!
용기와 웃음을 잃지 않고
밝게 살아가는
가슴 뭉클한 감동스토리!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 본
너무나 친숙한 단어들이다.
지금으로부터 12년전!
당시 연수원 13기 선두 주자로 요즘말로
너무나 잘 나가시던 검사라면 한번은
선망의 부서로 여기던 서울지검 특수1부에
근무하시던 문모 수석검사님께서
저녁식사 후 2차로 폭탄주를 한잔씩 하던 중
갑자기 나를 부르더니 앏은 책 한권을 선물로
주시면서 읽어보란다.
집에 돌아와 잠도 자지않고
눈물을 흘리며 읽었던
우동 한그릇!
다음 날 출근하여 10권을 구입
우리 직원들에게 선물하며 읽어보라고
권유하였던 나에게는 무척 사연이 많은
우동 한그릇!
원작:구리 료혜이
-일본 북해도 출생
종합병원에서 10년간 근무 이후
10여 직업을 경험.
고교시절 안델센 동화의 번역을
시험삼아 해본것을 계기로
취미로서 구연동화의 창작 활동을 시작함.
주요작품으로는<베짜는 공주><기적이 들리다>
등이 있음.
* 해마다 섣달 그뭄날이 되면 우동집은
일년 중 가장 바쁠 때이다.
북해정도 이날만은 아침부터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보통때는 밤 12시쯤이 되어도 거리가
번잡한데 그날만큼은 밤이 깊어질수록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10시가 넘자 북해정의 손님도 뜸해졌다.
사람은 좋지만 무뚝뚝한 주인보다
오히려 단골손님으로부터 주인 아줌마라고
불리우고 있는 그의 아내!
마지막 손님이 가게를 막 나갔을때
슬슬 문앞의 옥호막을 거둘까 하고
있던 참에 출입문이 드르륵하고
힘없이 열리더니 두명의 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와 우동 일인분만을
어렵게 시킨다.
"저....우동....일인분만 주문해도 괜찮을까요...."
"네....네.자, 이쪽으로."
난로 곁의 2번 테이블로 안내하면서
여주인은 주방 안을 향해 "우동, 1인분!"
하고 소리 친다.
주문을 받은 주인은 잠깐 일행 세사람에게
눈길을 보내면서 "예!"하고 대답하고
둥근 우동 한 덩어리가 일인분의 양이지만
거기에 반덩어리를 더 넣어 수북한 분량의
우동을 삶아주는 주인의 서비스!
요금 150엔의 값을 지불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라고 머리를 숙이고 나가는 세 모자에게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주인 내외는 목청을 돋워 인사했다.
그 다음 해인 역시 12월 31일 10시를 막 넘긴
시간에 세 모자는 들어 와 미안해 하며
2번 테이블에서 역시 일인분만을 시켰지만
주인 아저씨의 숨은 배려로 우동 하나 반의
양이 담겨진 한그릇의 우동을 둘러싼 세모자의 이야기!
"으... 맛있어요..."
"올해도 북해정의 우동를 먹게 되네요?"
"내년에도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 먹고 150엔을 지불하고 나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에 주인 내외는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날 수십번 되풀이했던 인삿말로 전송한다.
그 다음해의 섣달 그믐날 밤에도 역시 북해정의
2번 테이블 위에는 <예약석>이라는 팻말이 놓여 있고
10시반경 세 모자는 들어와 이인분의 우동을 시키지만
주인은 우동 세덩어리를 뜨거운 국물속에 끓여 두 그릇의
우동을 만들어 준다.
"실은 돌아가신 아빠가 일으켯던 사고로
여덟명이나 되는 사람이 부상을 입었잖니.
보험으로도 지불 할 수없었던 만큼을 매월
5만엔씩 계속 지불하고 있었단다."
"지불은 내년 3월까지로 되어 있었지만 형아는
신문 배달을 열심히 해주었고 쥰은 장보기와
저녁 준비를 매일 해준 덕분에 엄마는 안심하고
일을 하여 회사로 부터 특별수당을 받아 오늘 다
끝마칠 수 있었던 거야"
동생 쥰이 쓴 작문<우동 한그릇>이 북해도의
대표로 뽑혀 전국 콩쿠르에 출품 되었는데...
<이하 중략>
10여분만 투자하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오랜시간 나의 뇌리에서 떠날 줄 모르며
눈시울을 불켰던 너무나 순수한 작품!
기대하시라!
내가 한권 구입하여 선물하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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