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아침,아내와 우산을 받쳐들고 걸으며,경주 생각이 나더군요.
때는 1999년 3월21일,당시에는 동아마라톤이 경주에서 열렸답니다.
5km 완주 후,이번에는 10km에 도전할 차례.일주일 전에 일산호수공원
4바퀴(약 20km?)를 쉬지 않고 돌고 의기양양할 때.얼른 세월아 가라,
그래서 하-프도 하고 대망의 풀-코스를 완주하자....
스트레스없이 몸 상태를 좋게 한다고 요란을 떨고,피곤하면 안되니
하루 전에 내려가고 좌석이 좁으면 안되니 넓은 좌석의 버스를 타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고 하여 근무를 반만하고 "절대 쉬지 않더니 마라톤
때문에 쉰다......."는 마눌의 말을 뒤로하고 경주로...
잘자야 된다고 억지로 자고,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워밍-업도 하고...
대구에 계시는 친지에게 "내가 10km를 완주하니,꼭 와서 주로에서
구경하라.."고 부탁했으니 잘 보여야지....
드디어 출발!
서서히 무리들 틈에 끼어 달리다 어느 지점에 가니 계속 오르막.헥~헥~
언덕을 지나니 반환점,물 마시는 걸 몰라 남들이 마시니 저도 따라서..
가뿐하게 내려와 완주선이 보이는데,우측으로 가라고 푯말이....
"IMF를 이기자"는 표시를 등에 달고 걷고 있는 무리들에게 "그렇게 해서
어떻게 IMF를 이기느냐?.."고 한마디 거들면서 달리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지루하기만..."왜,이리 먼거야.." 속으로 중얼거리고....
완주 후 기록증을 찿을려고 갔더니 사람들로 장사진(당시에는 처음으로
컴퓨터를 동원하여 현장에서 발급).사부님 아들은 언제 들어왔는지
저 앞에 있네,빠르기도 하군....
이번에는 확실히 짐을 찿아 추위와 바람에 대비하고,옆의 풍물시장에서
혼자 꼬치안주에 막걸리도 마시고 구경도 하고.....그러다 사부님이
완주하실 시간이 되어 삼천원을 주고 물 세병을 사서 기다림.(당시에는
완주선에서 물 공급이 없었던 걸로 기억)
그런데 완주한 사람마다 물병을 들고 있는 저를 보고 물 달라고...
그래서 임시 상점?에서 몇번 물을 사 드렸는데,한도 끝도 없는 상황.
할 수 없이 사부님 드릴 물 한병을 사,뒤에 감추고 기다리는데,어떤 외국
주자가 water! water! 하는데 어쩔 수 없이 감춘 물병을 드렸죠.
다시 한병을 사,감추고,사부님께서 완주하여 물을 드리고 스피드-칩을
풀어드리고 완주증을 찿아드리고......바람부는 황량한 들판을 빠져나와
개선장군처럼 우쭐하고 "감사의 편지"도 드리고........
그렇게 하여 멀고 먼~ 10km를 완주했답니다.기록요? 1시간 00분 2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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