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알고 실천한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한 앎이고 기쁨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작은 것이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마음에서 우러난 진실을 하나 둘 실천했을 때 진정으로 참된 행복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사유한다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대상을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두루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책의 깊은 뜻을 잘 알지 못하면서 다만 많이 읽기만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도 같은 의미다.
다산 정약용이 "책을 읽는 것은 뜻을 구하기 위해서다. 만약 뜻을 얻지 못하면 날마다 천 권의 책을 독파한다고 하더라도 담벼락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한 말의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 삶의 지혜나 영감은 소가 여물을 먹고 되새김질을 하듯이 계속해서 의심과 믿음을 오가며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조상들과 역사적 가르침을 참고하여 나름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자기만의 생각하는 법을 갖춰가야 한다는 말이다.
데카르트는 사유를 의심하고 이해하며, 긍정하고 부정하며, 의욕하거나 하지 않으며, 상상하고 감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기존의 가르침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삶이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내 삶과 생각의 주체로서 나 자신의 가치관에 입각하여 어떠한 주제에 능동적으로 탐구하여 들어가는 자세여야 한다. 스님들이나 명상가들이 화두를 참구하며 깨달음을 얻는 과정은 살의 사유과정과 유사하다.
고봉선사가 '선요'에서 화두를 공부하려는 사람은 대신심, 대분심, 대의심의 세 사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진실로 참선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세 가지 중요한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첫째, 크게 믿는 마음이 있어야 하니, 이 일은 수미산을 의지하는 것과 같이 흔들림이 없어야 함을 알아야 한다.
둘째, 크게 분한 생각이 있어야 하니, 마치 부모를 죽인 원수를 만났을 때 그 원수를 당장 한 칼에 두 동강을 내려는 것과 같다.
셋째, 커다란 의심이 있어야 되니, 마치 어두운 곳에서 비밀스러운 한 가지 중요한 일을 하고 곧 드러내고자 하나 드러나지 않을 때의 심경과 같은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출 수 있다면 반드시 하루가 다하기 전에 공을 이루는 것이 독 속에 있는 자라가 달아날까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같겠지만, 만일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마치 다리 부러진 솥이 마침내 못 쓰는 그릇이 되는 것과 같다."
바르게 사유한다는 것은 올바른 사고방식, 또는 올바른 마음가짐이 중요하며, 항상 참된 지혜로서 바르게 사유하고 나의 존재와 행위에 대해 늘 궁리하는 것이다. 일념으로 집중해 사유하며 마음을 닦으면 진정한 배움의 수행을 실천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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