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막 울립니다. 시계 알람인 줄 알고 잠결에 '누가 눌러놨을까?' 두털거리며 일어났는데, 시계가 아니라 제 전화였지요.
전화를 받았더니 지금 처가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라나요. 어쩔거냐고 합니다. 참 곤란하지요. '먼저 제 상태를 묻고 출발하던가' 아니면 '어쩔거냐'고 묻지를 말던가.....꼭 누구와 비슷합니다.
도착하면 전화하라고 하고 다시 잠이 살풋들었는데, 전화소리에 또 깹니다. 거의 다왔다네요.
온을 걸치고 밖으로 나와서 얼큰하게 취한 아저씨들과 만났는데, 처가집은 집안에 큰 일이 생겼다면서 오늘은 일찍 문을 닫습니다.
반 이상 얼큰 하게 취하신 아저씨 4분을 모시고 잠원 토기굴 입구에 있는 실내 포장마차로 할 수 없이 갔습니다. 맥주를 마시자니까 죽어도 소주를 마셔야 된다고 하네요.
자리에 앉자마자 주인공 아저씨는 얌전히 주무시고, 저를 포함한 4명만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들(?, ^!^) 한다고 정신이 없습니다. 어느 듯 자정을 넘고, 30분이 다가오는 시각에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들을 돌리며 헤어졌습니다.
송장군을 덜 괴롭혀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출국하기도 전에 자리에 누울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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