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 연세에 시를 공부한다는 것은
참으로 황홀한 멋쟁이.
다만, 시도 아닌 글을 써대며 꺼들먹거리는
잡시족 나부랭이들 틈바구니엔 가지 마소.
시가 하루 아침에 써 지는 것도 아니고
주뎅이만 까졌다고 또 써지는 것은 더더욱 아닌
그야말로 숨죽여 살 썩는 냄새가 나도록
쌩 엠병을 해도 써질까 말까 하는 것이 시.
그리고 감히 한 말씀 올리네.
시를 길게 써 보도록 하소.
집중력을 길러 쓰고자 하는 내면의 이미지를
밀도 있게 치고 들어가면서 간혹
숨 돌릴 곁가지 톡톡 건드린 후 다시 또 치고 들어가
한바탕 너 죽고 나 살자는 그런 시적 메타포가
꿈틀거리는 그런 시를 써 보소.
물론 밑천이(습작기) 짧으면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법.
그래서 길게 내려쓰지 못하고 이 말 저 말 끌어다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또 행,연을 보면 각기 따로 노는
그야 말로 시도 아닌 글 장난을 함부로 하는 족속들
나를 슬프게 한다네.
비록 시가 아니 되더라도 어설프지만 뭔가
이미지를 그리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시를 우리는
사랑하고 그리워해야 하리.
소품, 즉 짧은 시는 차후 멋진 등단이후
어느 정도 연륜이 붙은 그런 시인이 됐을 때
그 때 써도 늦지 않으리
그러나 지금은 남이 비웃던 깜보던
관심 밖으로 놔두고는 오직 내 시력을 기르기 위한
하나의 목표로 길게 쓰는 버릇을 길러야
시력은 쌓이리.
여수는 지금 눈님이 오시는가?
아직 서울은 소식이 없네.
아, 그리고 말일세.
시상이 떠오르지 않으면 기성 작가의 시를
모방해 보는 것도 좋은 습작 습관이네.
물론, 출품 작은 차용된 이미지 마져 보여서는 아니 되지만
트럭을 운전 해 본 사람은 택시를 손쉽게 운전 할 수 있지만
택시만 끌고 다닌 사람은 절대 트럭을 운전하지 못하는 경우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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