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 환장하고 미치고 돌고
오장이 뒤틀려 더는 못 살겠네.
한 됫박 물을 퍼 마셔도 꼬인 오장
안 뚫리네.
그렇다고 한번 사고 쳐 보자니
오랜 시간 독방 쓸 것 같네.
참자니 열 불통 나서 사람 죽겠네.
2.
그렇게나 땡땡한 겨울 아침에
한번 아가리 잘 못 벌리면
그대로 박제된 하마처럼 굳어 버릴 것 같던
그렇게나 환장뼝하게 춥던 그 아침에
제기랄! 10km 뛰라고
3.
순수하면 삿갓
착함하면 삿갓
인간성 하면 삿갓
그러니 어쩔 거요. 뛰었는데
남산 중턱을 오르는데
뻐근하던 왼쪽 종아리
-차머, 쫌만 차므면 곧 갠차너-
옆에서 뛰던 말톤계 최고 권위자 마이 주치의 선생님
이동윤선생님이 참으라는 처방.
그래서 5km까지 잘 뛰는데
점점 째는 듯 한 통증
젠장, 순전히 엉터리 처방이었다.
4.
결국 5.5km에서 기권,
5.
이것 보시오.
대한민국 채씨,
나 동아에서 내기 못하겠소.
무슨 긋따우 경우가 있소?
나 그날 새벽 2시까지 술 마셨소.
그런 나를 뛰라고
뛰다 콱, 엎어져 동아까지 쩔뚝거리라고
6.
오늘 입원하요.
이동윤외과 1207호 입원실로
꽃이랑 먹을 것이랑
그리고 벤츠도 데리고 오시오.
빨리 오시오.
안 오면 잠원한신은 불바다가 될 것이요.
지금이 아침 7시30분,
환장해서 똥도 안 마렵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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