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나 시골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 싫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진정한 자신만의 특별한 곳으로 자란 곳이나 공부했거나 직장생활을 하거나 현재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곳을 좋아한다.
나는 우리 동네의 좋은 점으로 첫째가 걷기 좋은 곳이라는 것이다. 거리와 강과 산을 구경할 수 있고, 사통팔달 어디로나 연결되고, 여러 사람들이 모여사는 거리를 구경하고, 거리에서 사람들의 삶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점이나 박물관, 도서관, 책방 등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다른 지역의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세계적으로 아름답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유명 관광지도 많다.
하지만 우리 동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로운 공기가 좋다. 산업개발시대에 양산된 교사 공무원 등 화아트칼라 직업군들인 소시민, 또는 자영업자들이 많이 살아가는 일종의 쁘띠 부루조아들의 집단 거주지인 신도시 세대들이 주민이다.
사회계급에서 쁘띠부르주아는 생산수단은 소유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노동을 착취만 하지는 않고 스스로도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쁘띠부르주아는 자본가들인 부르주아처럼 부유하고 호화로운 삶을 살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는 서민과 같다고 할 수도 없는 시골이나 도시의 독립 소자영업자들이 전형적인 쁘띠부르주아의 구성원이다. 의사, 변호사, 교수 등의 전문직 인텔리 계층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전문직은 각자의 면허와 학위가 자신의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생산수단이지만, 이것을 타인에게 빌려주고 그 대가를 얻을 수는 절대로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쁘띠부르주아들이다. 그런데 대학교수나 로펌 변호사, 대학병원 의사는 완전히 생산수단을 소유한 것은 아니므로 프롤레타리아적인 성격 또한 갖고 있다.
원래는 진보적 공산주의 운동가들에게 의해 널리 퍼진 단어였지만, 부르주아라는 단어가 붙은걸 보듯이 결코 좋은 의미의 단어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자영업자들은 그 어떤 계층보다도 공산주의 운동이나 노동운동에 적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 고용되어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공산주의에 동감할 수 없으며, 동시에 자신도 노동하고 다른 사람을 고용하고 있으므로 자신들이 바로 공산주의 운동이 잘못된 산증인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난 6.25 한국동란 때 북한 김일성공산주의자들이 농촌에서 실패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지주와 종교인 등에 대한 오판이었다. 그들이 소작농들을 먹여 살려왔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이해관계가 달랐다.
스스로 노동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노동자의 성격이 있으나 그 경계선에 있기에 더더욱 노동자를 가혹하게 착취하려는 성향을 보인다고 하여 공산주의자들이 대놓고 제거 대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낸 단어다. 신도시에는 본래적 의미의 노동자는 없다. 소시민들만 살고 있을 뿐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