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부터 가난함을 비유할 때 쥐를 많이 등장시켰는데 그건 동 서양이 다르지 않더군요.
우리의 고전인 '흥보전"에 보면 흥보가 적빈(赤貧: 알가난함)함을 흥보네 집 쥐를 빌려 묘사한 대목이 나옵니다.
" 흥보네 집 쥐가 배가 고파 쌀을 찾아 석달 열흘을 헤메었으나 쌀 한톨 찾지 못하고 그만 가랭이에 가래톳이 생겼더라. 그 쥐가 앓는 소리가 삼 이웃에 낭자하더라."
쥐가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아 얼마나 헤메고 다녔으면 가랭이에 가래톳이 다 섰겠습니까? 흥보네 처지가 얼마나 딱한지 훤히 내다보이는 참으로 익살과 해학이 넘쳐흐르는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x구멍 찢어지게 가난하다'를 영어로 'poor like a church-mouse'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교회가 그렇게 가난했나 봅니다. 그러나 흥보네 집 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회 쥐가 왜 가난한지 그렇게 리얼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끼니는 거르지 않았을 성 싶습니다. 모두가 옛날 이야기겠지요. 요즈음 우리나라 일부 '교회 쥐'는 가난하기는 커녕, 배가 터져 죽는지도 모를입니다.
우리 조상들의 해학과 골계미의 수준이 서양의 그것보다는 월등하게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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