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의 노래
신전을 오르내리듯 수평의 눈빛으로 걷는다. 유리창 안으로 직선의 빛이 들어온다. 먼 산지기 아이들이 비눗방울을 날리며 달려간다. 타다만 재가 장맛비에 길게 흘러간다. 느리게 꿈틀거리는 黑蛇가 도시의 충혈 된 눈들을 파먹는다.
벽시계의 초침소리가 연거푸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 아래 길게 누운 휑한 눈빛들이 매연처럼 폐부를 찌른다. 거푸 몰아쉬는 숨결들이 흰 침대위에 가지런하다.
어둠에 눌린 별들이 숨 가빠 떨어지는 땅 끝으로 초록 잎들이 시들어 간다. 먼저 시든 초록이 오늘도 하얀 들것에 실리어 어디론가 길을 떠난다. 까마득한 기억들을 한 짐 한 짐 실어 나른다. 퇴적된 시간들이 발버둥 치며 뒷걸음질을 쳐 본다. 저 길! 나와는 상관없는 저 악착같은 길, 옹이처럼 심줄 굵게 박히어 으르렁 거리는 길, 길... 배 고프세요? 이 몸땡이, 필요하세요? 노릿한 반숙처럼 잘도 구워 쳐드실래요? 링거병에서 독사의 혓바닥이 심하게 날름거린다.
오! 사랑해야 하리.
거침없는 똑똑한 저 초침 소리를
갈라진 독사의 혓바닥을
.....사랑해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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