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目)의 자원은 사람의 눈을 본떴으니 象形이다. 처음에는 가로로 썼으나 나중에 지금과 같이 세로로 고쳐 썼다. 목(目)은 눈 전체를 말하고 '눈 안(眼)'은 눈동자, 혹은 눈구멍을 의미한다. '잘잘 면(眠)'과 혼동하기 쉽다. 眼과 眠의 관계는 鳥와 烏의 관계와 비슷하다. 眼과 鳥는 모두 글자자체에 눈을 표시하고 있는데 비해 眠과 烏는 눈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 잠을 자면 눈을 감으니 (眠=目+民) 眠에는 눈이 없고 까마귀(烏)는 몸 전체가 까만색이어서 까만 눈과 구별되지 않으니 '새 鳥'의 머리부분에 일 획을 생략하여 눈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명사로는 그대로 눈을 뜻하나 동사로는 눈의 기능인 '보다'의 뜻이 있다. 즉 1)눈에 비치어 알게 되다. 2) 눈여겨 보다, 주의하여 보다. 3)응시하다. 4) 눈짓하다. 5) 성나 눈을 부릅뜨다. 흘겨보다 등의 뜻으로 쓰인다.
'눈으로 말해요'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말하다, 가리켜 부르다' 와 같은 뜻도 있다.
상대의 눈을 보면 마음을 알 수 있으므로 '마음에 알다'. '보는 일, 혹은 아는 일' 등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조목(條目), 세목(細目)등과 같이 무엇을 분류하여 정리한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목리(木理;나뭇결)의 뜻도 담고 있다.
이밖에 품평(品評)한다거나 빈틈, 혹은 바깥의 뜻으로 사용되며 두목(頭目)과 같이 집단의 우두머리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용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목견(目見) 혹은 목도(目睹)는 문자그대로 '눈으로 봄'이다. 눈으로 보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사람은 가끔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편견이나 선입관으로 세상과 사물과 사람을 보기도 한다.
목견호말 불견기첩(目見毫末 不見其睫)이란 '눈으로는 잔털의 끝도 볼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의 속눈썹은 볼수없다.'는 뜻으로 '타인의 잘 잘못은 쉽게 볼 수 있지만 자신의 잘 잘못은 알아차리지 못함을 비유한 말이다. 目不見睫이라고도 한다.
비슷한 성어에 '목단어 자견(目短於 自見)'이 있는데 눈은 물건을 분명히 식별할 수 있지만 자신의 눈을 볼 수는 없음을 뜻한다. 멀쩡한 두 눈을 가지고도 우리는 세상과 사물을 제대로 보고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마음의 눈'이 멀거나 흐려졌기 때문이다.
목경(目耕)이란 독서를 눈으로 밭갈이 하는 데에 비유한 말이다 .즉 '눈으로 지전(紙田: 종이 밭)을 감'이니 책을 읽는다는 뜻인 것이다. 성공한 인생이 되려면 자식농사와 책농사를 잘 지어라는 말이 있다.
목교(目巧)란 '눈썰미', '눈대중'을 의미한다. 눈썰미 좋은 사람, 즉 눈재주가 좋은 사람은 아마도 타고나는 듯하다.
목도심초(目挑心招)란 '눈으로 집적거리고 마음으로부른다'는 뜻으로 창녀가 사람을 유혹하는 모양을 이름이다. 성매매방지법이 제정, 발효되었으니 초면의 미녀가 목도심초한다고해서 넋을 잃고 핼레레해서 따라가면 낭패를 당함은 물론, 패가망신을 면치 못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유혹에 약한 사람들은 고혹적인 여자의 눈을 피하는 것이 상책일 듯...
목불식정(目不識丁)은 고무레를 앞에 두고도 '丁'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일자무식을 비유하는 말이다. '낫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우리 속담과 사촌쯤 된다고나 할까?
목불인견(目不忍見)은 눈으로 차마 볼 수 없음을 이름이다. 가뜩이나 세상이 어지러운데 스와핑이니 뭐니해서 목불인견이 많은 세상이다. '꼴불견(不見)'이란 우리말은 목불인견의 조카쯤 되는 데 꼴이 하도 비위에 거슬려 차마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꼴 볼견'이라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니 주의해야 할 듯.
눈으로 사람을 부리듯이, 사람을 가벼이 마음대로 부리는 것을 목사(目使)라고 한다. 눈으로 지시한다는 목지(目指)가 유사어다. 만약 목사(牧使)가 신도들을 거만하게 목사(目使)하면 정말 꼴불견일 것이다.
눈웃음 혹은 비웃음을 목소(目笑)라고 한다. 그러나 눈웃음 잘 치는 사람을 조심하시라! 눈웃음에는 경멸과 배반의 뜻이 숨어 있음이니...
작별을 하고 보내는 사람이 멀리 갈 때까지 바라보며 배웅하는 것을 목송(目送)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눈으로 보냄이니 보내기 싫은 애틋한 마음이 두 눈에 눈물처럼 담겨 그렁그렁 할 것이다.
목식이시(目食以視)란 말이 있다. '눈으로 먹고 귀로 본다'는 뜻인데 겉치례를 위하여 의식(衣食) 본래의 목적을 저버린 채 사치에 흐르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살아가면서 '목식이시'한 경우가 없었다고는 말 할 수 없다.
목유이염(目濡耳染)이란 '눈이 젖고 귀가 물듬'이니 점차 이해 되어가고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목자진열(目眥盡裂)은 눈이 째질만큼 부릅 떠 흘겨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세상이 어렵다 보니 부모형제간이나 친한 친구사이에 사소한 일로 목자진열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화가 나도 참고 항상 낯빛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밖에 눈매는 목용(目容), 눈초리는 목자(目眥), 눈동자는 목정(目睛), 눈물은 목즙(目汁)이라 하는데 이런 따위는 우리말이 훨씬 더 이뻐보인다.
눈과 속 눈썹을 목첩(目睫)이라고 하는 데 '사이가 아주 가까움'을 나타낼 때 쓴다. (200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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