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전문가 사회, 혹은 지식사회라고들 한다.
심장전문 병원에서는 심장 수술을 하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최고 대우를 받겠지만, 뇌졸중으로 인한 언어장애를 치료하는 언어재활센터에서는 언어치료사가 훨씬 더 우월하다. 이런 차이가 바로 모든 지식전문가들이 자신들은 어떤 사람과 상하관계인 부하가 아니라 전문가로서 인식되고, 그렇게 대접받기를 원하는 이유이다.
돈은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지식전문가들에게는 돈만이 긍정적인 기준이 아니며, 또한 전문가로서의 대표적인 성취대가로 간주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지식전문가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 일을 인생 그 자체로 간주하려는 경향들이 높다.
지식사회는 지난 시절의 농경사회처럼 닫혀있는 사회가 아니라 무제한으로 열려있어서 수직상승 이동이 가능한 인간 사회 최초의 한 유형이다. 지식은 물려줄 수 없으므로 필요한 모든 개인이 똑같이 무지한 상태에서 새롭게 습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식은 누구나 항상 접근가능하며, 또한 가르칠 수 있는 형태로 적용되어야 하며, 이것이 지식의 공공성을 의미한다.
지식 전문가들은 자신의 상승이동에 대한 장애를 모두 차별이라 간주하며, 부자가 한층 더 부자가 되는 사회가 아니라 대다수 사람들이 재정적으로 안정감을 갖는 사회를 지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식 전문가들이 꿈꾸는 사회는 사실 재정적으로 안정된 사회보다는 사회적인 풍요를 훨씬 더 중요시한다.
지식전문가들이 수작상승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과 경쟁도중의 심리적 압박과 정신적 상처를 견뎌야 한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패배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땅 한 평 없는 소작농의 아들이 역시 소작농이 되는 것은 실패가 아니었지만, 현재와 같은 지식전문가 사회에서는 그런 아들은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실패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입시열풍을 보자. 잠 잘 시간까지 쪼개가며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고, 그래야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도 쉽다. 그 결과 공부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하게 되고, 오직 부유한 부모들만 과외비용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적 배금주의 경향을 억제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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