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오래 누워 등이 탈골된 몸,
시렁에 걸린 떡 바구니를 바라본다.
눈물을 흘린다.
이제 그만, 이승에서는 서운하자고
민들레 같은 얼굴로
완창, 진양조의 숨을 고른다.
그날따라 떡이 많이 남던 날,
눈치 없는 해거름은 서둘러 골목으로 달려오고
청상의 마른 목소리는 서둘러 담을 넘을 때
황소만한 개는 주인보다 먼저 달려 와서는
종아리며 무릎 뼈를 컹컹컹… 컹컹컹…
나뒹구는 떡 바구니,
무슨 설움이 복받치는 것일까.
고만고만한 어린 별들을 뜨거운 눈물로 씻어 담았다.
밥통의 찬밥들이 허기보다 먼저 사라진 밤
등 굽은 별들은 은하수도 없는 긴 밤을
차례대로 칭얼댔고
상형문자처럼 알지 못한 누대의 판자촌은
청상의 설음을 먼저 알아차렸는지
혈관 통점을 세워 아랫목을 데워 주었다.
온기는 아침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가파른 숨, 오래된 폐차가 언덕 오르듯
이승의 휘모리, 저승으로 눕는다.
민들레 몇 포기 따라 눕는다.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