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왜 남이 밥 먹는 것을 보고만 있을까?
식사시간이 지나서? 탁발을 할 수 없어서? 밥먹을 장소가 아니라서?
우리는 항상 시간, 장소, 상황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지. 옷 하나 잆는 것도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나름의 결정을 하게 되지. 이것을 잘 하는 사람들이 코디네이터라는 전문가들이지. 그런데 불경에서는 시간을 중요시하지 않아. 일종의 연속으로 보기 때문이지.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거지. 항상 여일(如一)을 강조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겠지.
시간, 장소, 상황.....지금 여기는 배부르네.
12. 지배와 공존, 같음과 다름, 마음과 육체.....
같으며 같지 않고, 같지 않으며 같은 개념들이지. 자신의 가치를 어디다 어떻게 두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들이 아닐까.
13. 효당 스님은 강직하신 분이셨지.
절집에 살면서 결혼하였다 하여 조계종에서 스님을 생을 왜곡시킨 와중에 나온 이야기들이 돌고 돌아 불명예스런 문자들로 나타난거겠지.
조계종을 포함한 불교계에서도 말로만이 아닌 정말 '자신의 삶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자가 성찰이 있어야 하며,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불도들의 본질이 거기서 출발하거던..... 소유하되 소유에 잡착하지 않고, 행동하되 행위에 매몰되지 않고.....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의 자유로움.....등이 그 본질에서 나오거던.
나에게 달리기는 자연과의 친교의 시간이자, 나 자신을 돌아보는 분석의 시간이기도 하다네.
그런 나 만의 시간에 몰입하여, 거기서 내린 결론의 창을 통하여 사물을 보려고 노력하지. 자네가 불교 경전을 수행 대상으로 삼았듯이 나는 달리기를 수행대상으로 삼은 차이 밖에 없다네.
13. 친일행각이 나쁘다고들 하지.
식민지 시절의 친일과 해방 후의 친일은 전혀 다른 의미이지만, 사람들은 그런데는 신경쓰지 않지. 그냥 친일은 나쁘다고, 친일파는 나쁜 놈이라고.....
나라의 주권이 없던 시절에는 친일 뿐만 아니라 친미, 친중, 친러도 다 나쁜 행위이지만(비굴과 무능의 표현이니까), 국권이 회복되고 자유민주주의의 국체가 형성된 후의 친일이나 친미나 친중이나 친러는 저신의 정체성의 자유로운 표현에 지나지 않는건데.....그래도 사람들은 친일만 나쁘다고 하지. 왜 그럴까?
해방 후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식민지 시절의 친일이나 친미가 아니라 해방후 자유 민주주의 국체 하에서의 친일파, 친미파, 그리고 친해외파들의 적극적인 활동 때문이지. 혹시 자의든 타의든 그런 대열에 동참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기심은 아닐까?
나는 좋다. 등소평의 본질을 보는 넓은 마음이 좋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문제없다는.....
14. '나', '나의 생각', '나의 것' '옳고 그름'.....을 벗어 던지라고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그러면 무책임한 사람이 되기십상인데.....
사랑은 하나를 둘로 나누는 행위, 그런 행위를 통해 더욱 커지는 것이 사랑이라.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가기도 하고 오기도 하는 그런 것이 사랑이라.
만들거나 짓지 않고 있는 것을 자연 그대로 드러내는 것, 있는 그대로의 질서에 대한 관찰과 이해가 사랑이라.
사랑은 아름다움이요, 예술이지만, 창조보다는 자연 그대로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이나 조건을 이해하는 괴정이 아닐까. 자연처럼 그저 조용히.....
15. 아가페적 사랑, 프라토닉 사랑, 하느님적 사랑, 부처님적 사랑.....그 모든 사랑 중에 어머님 사랑이 제일이라.....
우리 아이들만 사랑하지 말고, 우리 가족들만 사랑하지 말고, 우리 사람들만 사랑하지 말고, 우리 의사들만 사랑하지 말고.....눈에 보이는대로, 몸에 느껴지는대로 사랑합시다. 나보다 못한 사람은 못한대로, 나보다 잘된 사람은 잘된대로, 그렇게 그대로 사랑합시다.
16. 완벽한 아름다움은 없지, 그 자체가 절대적 기준에 의한 평가이니까..... 자연적인,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맞는 말이지.
삶은 가치를 완성시켜 가는 과정이지. 과정에는 흠이나 오류가 있어야 정도가 나타나게 되겠지. 그렇지 않으면 김일성식 무오류의 순수가 나올 수도 있거던.....^!^
17.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은 똑같다는 것이지. 자신에게 감사하면 할수록 즐거워지고 강해진다는 것이야. 자신에게 불만을 느끼면 느낄수록 세상이 그런 자신을 멀리 한다는 것이지. 마치 물결이 파동처럼 번지는 현상과 똑같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자신에 자부심을 가지고, 감사하게 생각하면 할수록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이 밝아진다는 것이지.
18. 하나와 전체; 나와 세상; 세포와 몸; 섬과 육지; 물방울과 바다.....무궁무진하지.
같으면서도 다르고, 차별적이면서도 평등한 네트워크 속의 한 점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정말 중요하지.
19. 학교 다닐 때 내가 가장 좋아하던 말이 '무주상(無住相) 보시'와 '그냥'이라는 말이었지.(그런 생각의 자세 때문에 의과대학 학부가 힘들었던 이유들 중 조금은 관계가 있을꺼라고 생각되지만)
너무나 대가성을 따지고, 생각하는 생활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 인생에는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다는 것이야. 나와 상대가 있을 때, 내가 많이 가진 것을 적게 가진 이웃에게 나누어 주어 그 사람이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무주상 보시이지. 우리가 흔히 덕을 쌓으면 복을 받는다는 것도 사실은 말이 복덕이지 복덕이 아니거던.
20. 불교의 교리는 '나'란 존재를 자각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마치 강물도 깊은 산속의 옹달샘에서 샘물이 나오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듯이.....단지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는 일상적인 인습을 타파하고 본질을 보자는 것이지.
21. 집착, 중요하지!
우선은 나의 객관화가 되어야 한다는 말일꺼야. 내가 보는 객관적인 나, 그 객관적인 내가 보는 사물의 사리분별이 불교교리의 시작이지. 그 객관화된 내가 아니고는 불교 교리는 매번 자기 합리화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대부분의 스님들처럼 말일세.
항상 즐겁고 건강한 나날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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