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 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 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었으니
어찌하랴
좋던 날도 아주 없진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내게 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코스모스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얼마 전 제50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으로 뽑힌
김사인 시인의 작품입니다.
어쩌면 저리도 환장하게 잘 썼을까.
보면 볼수록 화딱지가 나서 죽겠습니다.
상금만도 천만원이라 하니 마라민국 동포들게
석 달 열흘을 밥 사고 술 사줘도
그래도 남을 저 황금빛 나는 상금
언제나 나에게도 저런 날이 와서는
그렇게나 비웃던 짜식들 한번 울리려나.
지금 봄은 봄인가 본데
나오는 싹은 맨날 노르스름하니 원...
에이랴 썅, 낮잠이나
펑펑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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