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동안 참 술 많이 마셨다.
자업자득이다.
2.
오늘은 참 우울한 날입니다.
지난 8월, 12월, 그리고 오늘까지
4개월에 한 번씩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에서
간 검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웬 날벼락입니까.
마라톤은 고사하고 등산도 하지 말라는
초 살인적 충고를 들어야 했습니다.
아니, 간이 좀 나쁘면 나빴지 등산도 하지 말라는 경우는
정말 무슨 지랄 같은 경우인지요?
그리는 못한다 했습니다.
마라톤은 내 인생의 5할이자 좌표라서
그렇게는 못하겠고 다만 완주 시간을 늘리어
천천히 펀런 차원으로 하겠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닥터 돼 묻더군요.
펀런이 몇 분이냐 구요.
그래서 내가 다시 말했죠.
풀은 5시간이요, 하프는 2시간 30분대라구요.
그랬더니 그 닥터, 왈
“예전처럼 술을 원샷으로 마셔버리세요. 그게 빠를 것 같습니다.”
3.
어쩌면 좋을까요?
무슨 방법이 없나요?
요즘이야 뭐 좀 한다고 안 뜁니다만
그거야 한시적이기에 잘 참고 있습죠.
그러나 평생 그러지 말라는 것은 아무리 의사지만
정말 너무 심한 것 아닌지요?
성질 같아서는 그 닥터 뺨이라도 한 대 때려주고 싶었으나
죽~ 밀려 있은 예약 환자들이 안쓰러워
그냥 왔습니다.
술도 먹지 마라.
심한 등산도 하지마라.
마라톤은 더더욱 하지마라.
결국 땀나는 운동은 하지 말라는 얘긴데
그럼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윤 李 원장님,
벤츠랑 롤스로이스랑 혼절할 듯,
그렇게나 격정적인 사랑은 이제 하면 않되나요?
갸덜 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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