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전에 공직에 있을 때, 어떤 선배가 있었다. 그 분은 나의 기준으로 봤을 때, 공직을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분이었다.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서 주님께 일주일간의 죄를 참회를 하고 오면 너무나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에 어안이 벙벙했던 적이 있다.
종교나 사람이나 믿을수록 의존심이 깊어진다면, 그것은 바른 믿음이 아니다. 그냥 맹신일 따름이다.
내가 지은 죄가 종교에 의지하는 것만으로 가벼워질 수는 없다. 마치 무거운 돌도 줄에 매달아 놓으면 물 속에 가라앉지는 않겠지만 돌이 가루로 부서져 바람에 날라가 흩어지지는 않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주체적 삶이란 북한의 정치적 잣대처럼 자기 마음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절대자의 지혜나 힘을 빌어서라도 자신이 지은 죄업을 깨뜨려 바람에 날려버리는 것이다.
종교 교리에 '하지 말라'면 '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신앙생활은 되겠지만, 그리고 또 자신의 의지와 지혜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상을 편하게 사는 것이라도 할 수도 있다.
눈 앞의 이익이나 편리함, 어려운 상황을 회피하거나 면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편한 인생이라 생각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쉴 새없이 주변의 변화에 흔들리는 종속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약간의 떡고물 때문에 평생 약점 잡히는 괴로움을 맞교환하는 일부 공직자들의 삶의 실수가 좋은 예가 되겠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힘이 부족할 때는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자신이 나서야 한다. 인생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직 자신이 뿌리고 거두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렸더라도 언덕마루에 올라서면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힘차게 걸어가야 한다.
나 스스로가 주인이 되면 세상을 움직일 수 있지만, 외부의 힘에 의지한다면 그 대상이 나를 조종하는 주인이 되는 것이다.
외부의 형상에 의존하는 것은 내 주위에 그 대상을 옭아 매는 것이 아나라(처음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나 자신을 꽁꽁 묶어 스스로를 구속시키는 것이다.
오늘 내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혹시 나를 얽어매고 있는 밧줄이 있으면 과감하게 잘라 버리자. 그리고 다시 스스로의 두 발로 서서 세상을 자유롭게 바라보자.
항상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