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아파트 현관 편지함,
상단에 있는 1207호 함에서 우편물을 수거해 왔다.
백화점 상품권이며 할인 티켓이 즐비하다.
그 중에 재산세 고지서 봉투가
비릿하게 눈에 띈다.
납기일: 2004년 5월30일, 납기 내 금액: 1,500,000원
개새끼들 이게 또 뭐야!
고지서 위에 욕부터 뱉어 놓고 나는
별스럽지도 않을 것 같은, 누군들 있을 법한
재산들을 세어 보았다.
강남에 40평 아파트, 25평형 오피스텔, 30평 대 상가 주택,
그리고 선친께 물려받은 노릿한 해남 땅 2000평,
아하!
그런데도 오늘 나는 서울역 노숙자를 보고
남대문시장 바닥 훑는 상인을 바라보며
예수와 석가는 못되더라도 그 제자쯤은 되는 양
혀만 끌끌 차고 다녔구나.
-
어제 보르미도 없고
마음도 쓸쓸하고
어디 기분으라도 바꿔볼까 해서
한강을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한번 시로 옮겨 봤습니다.
너무 들여다 보이는 시 지만
그래도 뭘 쓰겠다는 그 갸륵하니 마음
아시어
좋은 날 있도록 인도 바라옵나이다.
아멘 그리고 관세음..
오늘까지 우리 보르미 안 오면 나는
간땡이가 나쁘던 말던 알러지로 콧꾸녕이 썩던 말던
처갓집에서 한 5천 들이 마셔야겠습니다.
그러니 쥔장 어르신,
퇴근길에 처갓집에다 술값 두둑히 선납해 두고 가십시요.
만약 안 두둑하면 외상으로 긋고 가오리다.
혼자는 아니요.
미모도 한 명있소이다.
경고요.
서로 좋은게 좋다고 사나이 답게 소문은 금물이요.
만약 채모씨 그 양반 아는 날
엠병하네, 콱 일러부러 하면서 날 자바머글라 할꺼요.
그러니 나도 한가지 알고 있는것, 모른체 해 드릴테니
우리 서로 좋게...
또, 아멘 그리고 관세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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