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우리 아버지는 저희들에게 편지를 많이 써주셨습니다.
생일이나 새해첫날 등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종종 우편으로 편지를 보내주셨었죠. 얼마전에 책상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6년전 편지 한장이 6년이 지난 지금 저로 하여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나는 정말 아빠 딸로 태어난게 정말 행운인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한번 드는 토요일 아침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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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장녀야.
이런 화창한 봄날에, 부쩍 커서 이젠 성인축에 드는 너이지만,
그래도 아빠에게는 아직도 귀엽고 예쁘고 자랑스러운 어린이인
우리 딸이 대학문제 때문에 마음이 괴로운 것같아 가슴이 아프구나.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는 간도 쓸개도 다 빼버리고 어린 자식의 마음을 살피는 영특한 생쥐처럼 살아야 한다"는데, 나는 별로 그렇게 하지 못한것 같구나.
그렇지만 너의 공부에 지금까지 일절 간섭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단다. 네 엄마는 그것이 불만이기도 하지만.
첫째로, 나 자신의 욕심을 사랑으로 착각하여 진정한 사랑을 막게 되면 안되기 때문이며,
둘째로, 좋은 대학보다 긍정적이며 보람있는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며,
셋째로, 우리 세대에서는 소위 말하는 '미래의 출세를 위해 현재의 삶을 희생했지만, 너희들 신세대들은 '지금 여기'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진아.
세상에는 급행열차도 있고 완행열차도 있고, 직선길도 있고 곡선길도 있지. 네 생각도 그렇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급행열차로 직선길로만 간다고 해서 우리도 급생열차를 타야만 한다고를 생각되지 않는다. 완행열차를 타고 빙빙 돌면서 창밖의 꽃도 보고 이런저런 경험도 해보는 것이 우리 인생을 더 풍부하게 만들수도 있지. 그렇지만 다수에서 떨어져 나온 소수가 다수와 경쟁하기에는 무척이나 힘이 들겠지. 아빠는 그것이 네 문제에서의 걱정이다.
그렇지만 유진아.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를 갖고 생활해온 사람들이다. 분명한 목표를 세우면 자석에 끌리듯 자신이 우선 그것에 끌려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도 그런 자신에게 끌여오게 된단다. 사랑하는 우리 장녀도 건강하고 멋있는 목표를 세우고 실현가능한 시도들도 고려해보도고 하렴.
사랑한다.
99.5.4 아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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