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진실된 모습을 실상이라고 하는데, 그러나 모든 실상은 어떤 특정한 상태로 고정된 것이 아니며, 고정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실상을 본다는 것은 어떤 모양을 그리거나 생각하면 실체에 다가갈 수 없다.
물이 끓으면 수증기가 되어 증발하고, 기온이 떨어지면 다시 얼어 얼음이 되는 것처럼 수정기, 물, 그리로 얼음은 모양은 다르지만 똑같은 분자식을 가지고 있다. 그처럼 실상은 서로 다르지 않지만 그것이 나타내는 모양은 허상일 뿐으로 그 허상에 집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즉 실상이란 어떤 상태를 편하게 부르기 위한 명칭에 불과하고, 그 명칭이 바로 본질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나의 이름이 '나'란 사람을 지칭하기는 하지만, 이름 자체는 자음과 모음의 조합일 뿐 그 이름이 나의 본질을 나타내는 것은 아닌 것이다.
한강 둔치에 앉아 흐르는 강물을 보자. 높은 하늘, 자유로운 뭉게 구름, 그리고 한 줄기 바람 그 어떤 것도 손에 잡을 수는 없으나 존재하는 형상은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은 꿈이며, 그림자이며, 물거품이거나 들꽃 끝에 매달인 아침 이슬같은 것이다. 외모, 재물, 학벌, 능력의 차이를 두고 시비하고 자신의 열등과 무능을 한탄하는 것 모두가 한갖 꿈에 불과한 현상에 마음을 뺏긴 결과이다.
실상은 여러가지 대차대조표의 숫자들 뒤에 숨겨진 진실처럼 현란한 현상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볼 수 있는 항상 변하는 어떤 것이다.
요즘의 시끄러운 대통령 측근들이 만든 게이트들을 생각하며 느끼는 생각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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