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경전은 글을 통해 '말없음'에 이르는 길이고, 선은 '말없음'을 통해 '말없음'에 이르는 길이라고 할 때, 달리기는 명상을 통해 '말없음'에 이르는 길이라고 하겠다.
대회에 나가 달리다가 힘들어 하는 주자들을 도우면서 돕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 달리면서 힘든 상태를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달리기를 하면서 상호간의 예의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키는 것들은 그 자체가 자신에 대한 집착이다. 이런 집착은 편안한 마음을 어지럽히며, 부상을 초래하거나 달리기 자체를 부자연스럽게 만들어 달리기에 대한 즐거움을 줄이거나 더 나아가 수명까지도 감축시킬 수 있다.
섭씨 30도가 넘는 땡볕이나 섭씨 영하 10도가 넘는 혹한 속에서 광화문 마라톤 모임 회원들의 지성적인 페이싱이나 봉사활동을 보면, '나'와 '너'가 따로 없기에 돕는 사람도 없으며 도움을 받는 사람도 따로 없는 말 그대로의 봉사를 떠올리게 된다.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하듯이 모든 주자들에게 돕는다는 생각이 끊어진 그런 페이싱이나 봉사를 하므로써 돕는 봉사활동이라는 행위 자체가 없어져 버린 느낌이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흔들리지만, 바람이 그치면 흔들림도 그치듯 대회가 있으면 페이싱이나 패트롤, 대회관련 봉사활동을 하며, 때가 되면 때에 따라 아무런 보상에 대한 기대하는 마음이 없이 봉사활동이라는 도움주기만를 즐기고 있다.
마음에 새기기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이미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마음을 위안하거나 만족시키기 위한 행동일 따름이다.
굳이 좋은 일 하기 위해 눈에 드러나는 좋은 일을 좇아 행하지는 않더라도, 보상을 바라고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을 비우면 저절로 하는 일마다 좋은 일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할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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