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성 일 : 2022.01.11 + 작 성 자 : 이동윤
+ 제     목 : 신과 진리는 지금 바로 여기 있지만,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어서 보지 못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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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정신이 간다”는 속담이 있다.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잇속을 차리는 일에만 눈을 밝히고 열중하는 경우를 비꼬는 말이다. 우리가 잘 아는 이솝 우화에도 개와 여우와 원숭이 사이에 일어난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배가 고파 먹을 것이 없나 두리번거리던 개가 우연히 길가에서 고깃덩어리를 하나 발견해서 재수 좋다며 막 맛있게 먹으려고 하는데, 뒤에 오던 여우가 자기가 물고 가다 떨어뜨린 것이라고 달라고 우기며 티격태격 다툰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원숭이가 좋은 마음으로 공평하게 반씩 사이좋게 나눠먹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해서 맡겼는데, 실수로 잘못 잘라 큰 쪽을 조금 제거해서 자신이 먹다보니 너무 맛있어서 이번에는 반대쪽이 크다며 떼먹기를 반복한다.

개와 여우는 서로 상대방이 더 많이 먹게 될까 봐 원숭이가 계속해서 먹는데도 쳐다보고만 있다가 고기가 다 사라지고 나서야 거세게 항의를 하지만, “미안. 똑같이 나눠 주려고 했는데 잘 안 되었네. 어쨌거나 덕분에 잘 먹었어.”라며 총총히 사라지고 만다는 이야기다.

겉으로는 공정한 척하면서 실제로는 교활하게 남을 속이고 제 잇속을 차린 원숭이가 참 얄밉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원숭이가 제대로 중재할 마음이 있었다면 개와 여우에게 고깃덩어리를 똑같이 나눠줬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할 일은 안 하고 결국 잿밥에만 정신이 팔려 모든 잇속을 다 챙겼지만, 자기 먹을 것만 생각하던 개와 여우도 잘한 것은 하나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원숭이처럼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선거 때마다 나타난다.

계속 그렇게 원숭이처럼 굴다가 선거 끝나면 오히려 팽 당하는 사람들도 있다. 곁에 있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결국 혼자 외로워지고 우울증에 빠지겠지만 이미 끝난 일이다. 우화에 나오는 원숭이 같은 사람은 되지도 말아야지만 상종도 하지 말아야 발붙일 데가 없어진다.

마음이 너무 꿈으로 가득 차 있으면 올바로 세상을 볼 수가 없다. 마음이 욕망으로 가득 차 있으면 올바른 관점이나 감각을 유지할 수 없다. 욕망과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가 스스로를 혼란시키고 분열시키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우리가 있는 자리는 지금 이 순간 속이다.

욕망은 우리를 미래로 이끌어가지만, 우리 삶은 지금 이곳에 있다. 실체는 지금 여기에 있지만, 꿈은 후보를 미래로 인도하고, 그 결과 후보는 이 순간 속에 없다. 바라보지만 여전히 보지 못하고, 듣지만 여전히 놓치고 있다.

우리 모두 후보들처럼 느끼고 있지만, 그 느낌은 희미하다. 그런 느낌이나 감각은 깊이가 없고, 그래서 꿰뚫어 보지 못하고, 실체는 항상 손에서 빠져나가 달아난다. 신과 진리는 특별한 곳이 아니라 바로 언제나 여기 있지만, 내 삶이 여기에 없기 때문에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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