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깨끗함과 더러움이 있어서 우리같은 중생은 더러움 속에 휩쓸려 살며, 성인들은 깨끗함 속에 산다고 생각들 한다. 그래서 더러운 것을 버리고 깨끗한 것을 취해야 도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세상에는 더럽다고 버릴 것도 없고, 깨끗하다고 취할 일도 없다. 허망하고 진실하고, 깨끗하고 더럽다는 믿음은 '내가 옳다'는 기준 하에서 만들어낸 여러가지 나 자신의 분별심 때문이며, 끊이지 않는 온갖 세상사 시비의 원인이 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분별하지 않고 진실로써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아마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강가를 장식하고 있는 온갖 풀, 나무, 꽃들이 모두 나름대로의 자태를 뽐내지만 시비하지 않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크고 작고, 예쁘고 못나고, 똑똑하고 둔하고 등등을 구분하고 분별하기 때문에 어떤 것은 뽑아버리고 선택받은 것만 심기 위해 괴롭게 애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가지 복잡한 일들이 발생하고, 마음이 요동을 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긍정해보자.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실수도 하게 되고, 그런 실수는 사실로 받아드리면 된다. 예를 들어 가까운 이의 죽음이나 배우자의 외도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일일 뿐이며,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시비 이전에 사실은 사실 그대로 인정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어떤 주어진 사실에 나의 주관적인 가치나 고집을 가미하여 판단한 것이 진실이다. 어떤 일을 진실로 포장하기 전에 우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다음에 그것이 합당한 일인지 아닌지를 따지고 살펴보는 것이 순서이다.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더듬어 가다보면 내 주관과는 전혀 다른 객관적 세계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나날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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